수출 등 실물경기 '꿈틀' .. 생산 올들어 첫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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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중 산업생산은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나 투자 감소세가 크게 둔화되는 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실물경기도 회복조짐을 나타냈다. 특히 수출기업과 중화학 소재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가 꿈틀대고 있다. 그러나 내수기업과 건설업종 등에선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28일 "산업활동 동향"을 통해 올 11월중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달에 비해 1.4%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생산일수가 전년보다 3일 많아 0.1%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을제외하면 생산이 사실상 올들어 처음 증가한 것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11월중 68.8%로 지난 10월의 67.6%보다 1.2%포인트 올라갔다. 이같은 생산증가는 재고조정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재고판매를 해오던 기업들이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자 다시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재고는 금년들어 가장 큰 폭인 16.3%가 감소했고 재고수준은 1백7.7(95년 1백기준)로 지난 96년1월의 1백7.5이후 제일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비도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11월중 도소매판매는 작년 동월대비 8.4% 줄어 지난 2월(-11.4%)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수 감소에 그쳤다. 전월비로는 도소매판매가 1.6% 늘어 지난 8월(1.8%)이후 넉달째 증가했다. 특히 가스보일러(49.9%) 대형 승용차(27.1%) 경승용차(35.4%) 등의 소비가늘어나면서 내수용소비재 출하 감소폭이 11월중 19.3%로 전달(-25.0)에 비해좁아졌다. 이같은 소비품목의 변화는 IMF형 소비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형 고가상품의 소비가 줄고 대신 저가품의 수요가 늘어나던 소비패턴이 바뀌는 조짐을 엿볼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형 고가품목의 소비가 늘기 시작하는 시점이 언제일지가 중요한 고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의 경우 설비투자가 33.8% 감소한 가운데 국내기계수주는 전년동월대비5.1% 감소에 그쳤다. 작년 11월(-33.6%)이후 국내기계수주가 처음으로 한자리수 감소에 머문 것이다. 국내건설수주는 11월중 35.6% 줄어 지난 4월(-58.6%)이후 가장 적은 감소폭을 보였다. 민간부문의 건설수주는 주택발주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10월(-80%)에 비해감소폭이 축소된 마이너스 51.5%를 나타냈다. 공공부문은 도로 항만 공항 등의 발주부진으로 29% 줄어 8-10월(-13.4%)에 비해 감소폭이 오히려 늘었다. 경기의 호전조짐은 소재산업에서 먼저 엿볼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철강 반도체 등 중간소재 산업이 호조를보이고 있다. 철강의 경우 자동차와 가전제품 몸체를 만드는 데 쓰이는 냉연강판의 공급이 달리고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선재를 구하지 못해 공장가동에 애로를겪고 있다. 지난 11월중 포철의 내수출하량은 1백25만4천t으로 10월에 비해 10%가량 증가했다. 동제품도 3-4개월째 출고가 늘고 있다. 풍산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월간 3천t까지 감소했던 동압연재의내수출하가 최근 4천t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이같은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도 64메가D램의 수출주문이 늘고 국내 판매도 활발해 11월중 생산이 88.6%나 신장했다. 그러나 내수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건설관련 업종에선 좀처럼 경기가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구 등 내구소비재 생산업체는 공장가동률이 60% 수준에 머무는 등 썰렁한 분위기가 여전하다. 시멘트 업체들도 재고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대성목재 성창기업 등 합판 생산업체들은 일주일 평균 4일 근무체제를 유지할 정도로 판매난을 겪고 있다. 올해 합판의 내수시장규모는 60%정도 줄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건설자재인 철근도 가격하락은 멈췄으나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에 비해 1.5%포인트 증가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향후 7-8개월후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작년동월비 3.2% 증가해 지난 7월이후 5개월 연속 올라가고 있다. 강석인 통계청 산업통계국장은 "소비 투자 등 내수부문의 지표가 나아지고는있으나 아직 경기바닥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내년초까지는 경기동향을 좀더 지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