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금융제재'] 실력행사 .. '채권단 합의내용/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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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재벌 계열사에 대한 사상 초유의 공개적인 금융제재는 과연 시작될 것인가. 금융계가 걸끄러운 금융제재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합의에 들어갔다. 일단 성급한 결론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채권 금융기관 대표들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섣불리 강수를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반도체통합법인의 핵심경영주체선정이 일단 실패한데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확고한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어떤 형태로든 제재를 취할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이날 채권금융기관장 회의에서도 단계적인 제재조치가 집중 논의됐다. 우선 LG반도체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신규여신을 끊기로 결정했다. LG반도체는 신규여신을 받지 않더라도 상당기간 버틸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신규여신중단조치는 비교적 강도가 약한 제재라고 할수 있다. 금융기관장들이 우선 신규여신중단조치를 취한 것은 두 회사에 다시한번 협상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핵심경영주체선정문제를 자율적으로 결말짓도록 촉구하기 위해 극약처방은 피한 셈이다. 예컨대 만기도래 여신 회수는 이번 금융제재에서 빠졌다. 일단 보류된 것이다. 금융기관장들은 만일 두 회사가 유예기간중에 핵심경영주체를 선정하지 못할 경우 기존 여신의 회수조치 등 제재의 강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그러나 신규여신중단조치가 반드시 약한 회초리라고만 할수 없다. 금융제재는 그 자체만으로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 국내외적으로 공개적인 금융제재를 당하는 회사가 오랫동안 버티기란 쉽지않다. 이번 제재조치는 지난 7일 정.재계 간담회 합의사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일부에선 이 근거는 미약하지 않느냐고 지적한다. 간담회 합의문에는 "12월25일까지 핵심경영주체 선정을 완결하며 이를 실천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귀책사유가 있는 기업에 대해 채권금융기관은 신규여신중단 및 기존여신의 회수조치를 실행한다"고 돼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이보다는 "5대그룹 주요채권단협의회 협약"과 거액여신 관리와 관련된 은행감독원 규정이 더 확실한 근거가 된다고 말한다. 또 은행과 기업이 맺은 재무구조 개선약정도 금융제재의 바탕을 제공한다. 지난 9월18일 체결된 주요 채권단협의회 협약 4조 4항은 "모계열이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불이행한 경우에는 협의회 가입 금융기관 공동으로 여신의회수 등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은행실무자들은 이같은 협약은 주채권은행의 기능을 정한 은행감독원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은감원은 "주채권은행은 담당주거래 계열 또는 그 소속기업체의 경영이 악화돼 여신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경우 기타 여신거래 은행과 거래은행 협의회를 구성해 처리대책을 수립 추진한다"며 주채권은행 기능을 명확히 해놓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