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비즈니스] 휴먼 서비스 : 문화산업 .. 떴다! 소프트

프랑스는 개발도상국 시장을 개척할때 먼저 문화시장을 파고 든다. 영화를 보여주고 샹송음반을 푼다. 문화상품으로 돈을 벌겠다는 뜻도 물론 있지만 더 큰 목적은 다른데 있다. 프랑스 제품에 대한 "이미지 업(image up) 작전"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프랑스제"라면 품질이나 기술면에서 최고급으로인식하게 된다. 미국이 해외시장을 개척할때 먼저 들여보내는 전초병 셋이 있다. "코카콜라"와 "맥도널드 햄버거"와 함께 빠지지 않는 것. 바로 월트 디즈니의 만화로 널리 알려진 "미키 마우스"다. 후진국의 어린이들은 미키마우스 스티커를 가방에 붙이고 인형을 갖고 놀면서 미국문화에 친숙해진다. 미국제품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미키마우스 자산가치가 54조원이 넘는다는 추정은 이런 영향력을 감안한계산이다.----------------------------------------------------------------------- 프랑스와 미국의 예에서 보듯 세계는 문화산업 수출에 혈안이 돼있다. 문화산업을 팔면 돈도 벌고 또 자국산 제품의 수출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문화를 제패하면 그 지역 경제를 석권할 수 있다. 이는 일본이 거둔 성공이 실증하고 있다. 일본은 70년대 미국 유럽 등과 본격적인 수출경쟁을 벌이면서 문화를 상품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영화 만화 가요 등 대중문화는 물론 다도 가라테 가부키 등 비교적 고급스런 자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출했다. 그 결과 재팬(일본)과 애니메이션(만화영화)을 합성한 "저패니메이션(Japani-mation)"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킬 정도로 문화상품 수출 강국이 됐다. 일본 제조업이 세계를 석권하게 된데는 문화의 공이 적지않았다. 한국이 이제까지 가격경쟁력에 의존해 수출전략을 펴왔던데 비해 선진국들은이미지로 상품을 팔아왔다고 기 소르망은 말한다. 이처럼 자국상품의 수준을 높여주는 보완적 기능을 했던 문화산업은 80년대말 이후로는 정보화의 진전과 사회의 소프트화 추세와 겹쳐 그 자체가 엄청난 부를 담보하는 유망산업이 되고 있다. 97년 기준으로 캐릭터 8백억달러,극영화 6백15억달러,게임 1천1백억달러 등 3개 부문만 해도 세계 시장이 2천5백15억달러나 된다. 여기다 출판 애니메이션 음반 비디오 등을 합치면 5천억달러에 이른다. 존 나이스비트 같은 미래학자는 "21세기는 문화전쟁의 시기"라고 했다. 자국상품을 팔기 위해서 먼저 문화에서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시장 자체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영화 영상 음반 등 소프트산업을 의미하는 "콘텐츠" 산업을핵심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문자혁명이나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콘텐츠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문화산업이 새로운 핵심산업이 되고 있는 이유는 우선 부가가치가 높으면서도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데 있다. 영화 음반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의 확산 속도는 TV 오디오 등 하드웨어의 판매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특별한 원자재나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공장은 더더구나 필요없다. 인적자원만 있으면 당장 시작이 가능하고 아이디어 하나로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 문화산업이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문화상품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다. 아니 오래될수록 더 값어치가 올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닥터 지바고" 등은 지금도 영화로 비디오로책으로 세계 곳곳에서 "팔리고" 있다. 자체적인 문화산업을 육성하지 못한 나라는 이 21세기 보고에서 아무것도 가져갈게 없는 날이 온다. 뿐만 아니라 자기 시장도 뺏기고 만다. 문화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가 오는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