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면톱] 제일/서울은행 해외매각...'거래관행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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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서울은행 등이 해외 매각됨에 따라 이들 은행과 거래해온 중소기업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들 기업은 자금조달 및 기업회생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매각에 따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금운용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외국은행들의 경우 대출심사시 담보보다는 신용상태를 엄격히 평가하고 있어서다. 또 외국은행들은 수익성위주로 금융거래를 하고 있어 금융거래관행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들 은행으로부터 워크아웃 대상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은 주인이 바뀔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불안해하고 있다. 제일이 주채권은행인 신호제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매각과정에서 워크아웃약정이 약속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계약서에 분명히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대상기업의 장래가 불투명해져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제일 서울 등 시중은행의 해외매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중소기업이다. 현재 제일 서울과 거래를 맺고 있는 기업은 줄잡아 13만여개사. 이들은 주로 한 은행의 지점만을 집중적으로 이용해왔다. 따라서 은행 새주인이 1,2억원의 대출금만 회수해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계 은행은 부동산 가치를 제대로 처주지 않는 만큼 수익이 떨어지는 기업은 담보가 있어도 여신회수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제일 서울 등이 주인이 바뀐 시중은행이 올 하반기부터 여신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중소기업의 연쇄부도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요 그룹들은 은행차입을 여러 은행으로 분산시키고 회사채발행을 늘려 주채권은행의 부채비중을 낮추는 작업에 1차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브리지 컨소시엄에 매각된 제일은행과 주채권은행 관계를 맺고 있는 대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입을 외환은행 등 여러 시중은행으로 분산시켜왔다. (주)대우 이우진 이사는 "은행 소유주가 바뀌어도 자산운용형태가 급격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외국계은행의 경우 본점이나 아시아본부의 통제를 받는 만큼 상황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 SK 등 주요그룹 자금관계자들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신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현금흐름에 바탕을 둔 사업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고 관련 분야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또 국제적인 신용기관으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얻는데 어느때보다 신경을 쓰고있다. 서울은행과 주채권은행 관계를 맺고 있는 동국제강 동부 등도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동국은 은행빚이 한 은행에 편중되지 않도록 작업을 해왔으며 장기적으로 주채권은행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동국의 한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기업에 이상한 기미만 보여도 여신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외국계 은행과 거래하기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 제일/서울은행 거래기업 현황 ] 제일은행 - 주요기업 : 대우 SK 한일시멘트 - 워크아웃대상기업 : 신호 동국무역 - 중소기업 : 7만3천여개 서울은행 - 주요기업 : 동국제강 동부 대한전선 - 워크아웃대상기업 : 진도 우방 동아 - 중소기업 : 6만3천여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