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테크놀로지] 디지털 혁명 : '테라비트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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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면 쌀알만한 크기의 반도체 칩이 인간의 두뇌를 대신할수 있게 된다. 반도체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2010년 쯤이면 1테라(terra:1조)비트 메모리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1테라 비트 메모리란 8평방mm(4mm x 2mm) 크기의 집적회로 한개에 1조 비트 용량의 정보를 담을수 있는 메모리 칩을 가리킨다. 이것은 한글 6백30억자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한글 사전으로 따지면 2천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반도체 칩 하나에 담는 것이다. 인간 두뇌가 담을수 있는 정보의 양을 기억소자와 비교하면 약 20테라 비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테라 비트급 메모리 반도체 시제품은 2010년, 20테라 비트 메모리는 2030년께 상용화될수 있다는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따라서 2030년이면 인간 두뇌 수준의 지능과 판단력을 갖춘 반도체 칩이 출현하게 된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주력제품은 64메가비트제품. 그보다 높은 수준의 2백56메가 비트 제품도 이미 실용화단계에 있다. 2002년께는 1기가비트 수준의 메모리칩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테라 비트 메모리 칩은 1기가비트급보다 기억용량이 1천배나 많은 제품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실리콘 소재로는 만들기 어렵다. 테라비트급 메모리 칩 소재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건 초전도 물질이다. 초전도 물질이란 일정한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제로(0)가 되는 소재이다. 전기저항이 적고 전환 속도가 빨라야 하는 테라 비트 메모리에 꼭 맞는 재료인 것이다. 상온에서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고온 초전도물질은 앞으로 4~5년 안에 개발될 전망이다. 이 소재를 이용한 테라 비트 메모리는 2010년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테라 비트 메모리의 2010년 시장 규모는 약 2백30억달러. 테라 비트급 메모리 칩이 나오면 우선 판단능력을 가진 고성능 컴퓨터(데스크톱과 노트북 PC)가 만들어질수 있다. 인텔리전트가전 정보입력시스템 통신시스템 사회기반시설 자동차산업 우주산업 군사산업등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컴퓨터 부문에서는 일대 혁신이 예고된다. 대표적인 것이 뉴로 컴퓨터. 인간이 사물을 판단 추리 예측하는 데는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며 이런 일을 대신하려면 방대한 용량의 자료가 필요하다. 이 일을 해낼수 있는 것이 바로 테라 비트 메모리인 것이다. 자체 판단능력을 갖춘 인텔리전트 가전제품도 일반화될 전망이다. 냉장고의 경우 지금의 제품은 냉동칸 냉장칸 야채전용칸등으로 구분돼있다. 하지만 이것은 구분된 칸에 온도조절기능을 따로 작동시키는 물리적인 방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테라 비트 메모리로 작동되는 뉴로 칩을 탑재한 냉장고는 수분 선도 성분등 식품의 특성을 스스로 파악해 최적의 상태를 자동적으로 만들어준다. 전자레인지도 지금은 밥을 데우거나 생선을 굽는등 음식에 따라 사람이 버튼을 눌러 작동 시간을 조절하게 돼있다. 그러나 인텔리전트 전자레인지는 찌개 찜 구이등 원하는 요리를 넣고 희망하는 요리를 말로 지시하면 그대로 만들어낸다. 가상현실 시스템에 정보를 넣는 정보입력장치, 인간의 눈보다 정확하게 주위 상황을 파악할수 있는 센서등의 테라 비트급 메모리 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는 거의 무한한 자동화의 세상인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