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입' 새해부터 미국 성토 .. 슈퍼301조 등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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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출범과 함께 미국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달러 우산"속에 안주해왔던 일본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유러등장을 기화로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엔화가 제3의 보조 통화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나카무라 쇼자부로법상이 새해 벽두부터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같은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다른 나라에 질 것 같으면 미사일을 쏘고 슈퍼301조등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것이 미국이 말하는 경제의 자유"라며 미국을 대놓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일본인은 교전권을 인정받지 못했고 자위도 할수 없으며 군대도 가질수 없는 헌법으로 시련의 시대를 살고있다"며 전후 미국에 의해 제정된 평화헌법의 개정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일본경제의 입"으로 통하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대장성 재무관도 미국 경제를 걸고 넘어졌다. 그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것은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상대적인 경제력에 따라 달러-엔시세가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경제는 올해 후퇴국면으로 빠져드는데 반해 일본은 회복돼 결국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유럽 방문이 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일본의 국제경제 전략과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유럽 순방 역시 "탈달러"와 "엔의 국제화"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그는 "엔의 위상을 높여 달러-유로-엔의 3극 통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진작부터 선언해 놓고 있다. 달러에 가려 지역통화에 머물렀던 기존 엔을 달러와 같은 국제통화 반열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