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명암 그린 소설 '변신' 화제

"깡통 처리됐어. 나 죽을까봐" 구제금융시대의 혼란 속에서 한 여인이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날렸고 그녀의 남편마저 실직자로 전락했다. 비극을 감당하지 못한 그녀는 결국 죽음을 택했다. 작가 이도영(41)씨의 장편 "변신"(우리문학사)이 탄생한 배경이다. 이 작품은 주식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이색 소설. 증시침체의 터널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작가의 체험이 스며있어 더욱 주목된다. IMF태풍 속에서 주가폭락으로 벼랑끝에 섰다가 힘겹게 재기한 이야기가 줄거리다. 뉴욕에서 온 교포 투자가가 등장하고 펀드 매니저, 퇴출 은행원, 증권사 지점장도 나온다. 객장에서 벌어지는 생존싸움과 "깡통"을 찬 투자자들의 한숨소리까지 묻어난다.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식이 폭락한 상황에서 친구의 비극을 지켜보며 우리 모두 이런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변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설을 쓰게 됐지요" 이씨도 극심한 혼란의 블랙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3년전 시작한 주식투자가 IMF사태로 "혼수상태"까지 간 것. 다행히 지난해 3월 구조조정을 끝낸 우량기업주를 골라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함께 투자한 친구는 끝내 일어서지 못했다. 그는 소설 속에서 그 친구를 살려냈다. "그를 두번 죽일 수 없었어요. 절망을 딛고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습으로 부활시키고 싶었습니다" 이씨는 퇴출 은행원들의 명동성당 농성현장까지 찾아가 그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