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브라질위기 세계금융 강타..미주/유럽주가 동반폭락

일부 지방정부의 모라토리엄(부채지불유예) 선언으로 위기로 치닫고 있는브라질이 12일 레알화를 전격적으로 평가절하했다. 주가는 연일 떨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 총재도 사임했다. 브라질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남미와 유럽, 미국의 주가도 폭락, 세계 금융시장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이날 브라질 사태수습방안을 논의하기위해 긴급 회담을 가졌다. 미국도 IMF(국제통화기금)와 지원금 조기제공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브라질 정부의 모라토리엄으로 번질수도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브라질 상황 =브라질 정부는 이날 미국 달러당 1.12~1.22레알인 환율(고정환율제)을 1.20~1.32레알로 7.7% 평가절하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아예 환율체계 자체를 변동환율제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정부의 추가 모라토리엄 선언설,페드로 말란 재무장관 사임설 등이 겹쳐 나오면서 이날 상파울루 증시는 평소보다 1시간 늦게 개장됐으며 이후 주가가 10.23%나 폭락하자 거래가 15분간 중단됐다. 이에 앞서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구스타보 프랑코 중앙은행 총재가 이날 사임해 시장불안을 가중시켰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이미 외화유출 가속->환율방어를 위한 금리인상->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들었다고 분석했다. 카르도수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은 외채 상환 의무를 존중할 것"이라며 사태진화에 안간힘을 썼지만 이날 하루만도 12억달러의 외자가 브라질을 빠져 나갔다. 사태 확산 =중남미 금융시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이날 멕시코 주가가 개장초부터 전날보다 5.21% 떨어진 것을 비롯 아르헨티나(3.5%) 칠레(2.8%) 등의 주가도 폭락했다. 통화가치도 급락세다. 강력한 외환통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칠레조차 페소화가치가 전날보다 달러당 10페소가 떨어진 4백73.10을 기록했다. 브라질 사태는 중남미에서 북상, 미국 시장을 가격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거래시작 20분만에 2백2.62포인트 하락해 9,272.06포인트로 밀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이 본격적으로 브라질 사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13일 홍콩주가가 4.1% 떨어지는 등 브라질 사태에 영향을받기 시작하는 양상이다. 유럽증시도 이날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이 각각 3-9%씩 급락했다. 미국의 대응 =브라질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자 미국이 진화에 나섰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이날 "카르도수 대통령이 경제개혁 정책을 1백%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브라질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카르도수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 지방정부의 추가 모라토리엄 선언을 막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대통령도 이날 루빈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IMF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금 조기제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자금지원 시기나 규모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브라질이 "모라토리엄 선언"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