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물가] '수입품 유해' 콩값 천정부지..70kg 국산 20만원

메주나 두부를 만드는데 쓰이는 백태(메주콩)값이 치솟고 있다. 작년 여름 폭우와 태풍으로 작황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엔 수입콩에 대해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인체에 해롭다"는 지적이 나와 국산백태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수입콩으로 만든 "콩라면"이나 두부의 매출이 줄어 관련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9일 서울 양재양곡도매시장에서는 국산백태가 70kg 짜리 상품 한 가마에 20만원에 거래됐다. 한달전인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1만5천원(8.1%), 1년전인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6만5천원(48.1%) 오른 값이다.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오름세가 지속되면 96년8월 세운 월평균 최고치(21만5천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소매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메주를 쑤는 시기도 지났고 콩국수를 많이 먹는 여름철도 아닌데 백태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유통점에서는 요즘 국산백태를 당 3천6백80원에 팔고있다. 지난해 이맘때의 2천3백80원에 비해 54.6%나 오른 셈이다. 국산백태 값이 급등한 것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애니)으로 경작지가 피해를 입어 수확이 줄었기 때문이다. 농림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태 흑태 유태 등 대두(콩)수확량은 14만여t으로 97년의 15만7천t에 비해 10% 남짓 줄었다. 이 가운데 백태 수확은 평년에 비해 20~30% 가량 줄었다고 농협중앙회는 추산하고 있다. 한편 유전자콩 유해시비가 일면서 수입백태를 원료로 만든 식품류 판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콩라면을 신제품으로 내놓은 라면업계와 두부제조업자들이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원료를 수입백태보다 3~4배나 비싼 국산백태로 바꾸면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유해 시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공표해주길 바라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