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 '불안한 전조' .. 심리적 마지노선 깨져

중국 위안(원)화가 흔들리고 있다. 달러당 8.28위안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연이틀 깨진 것이다. 이에따라 중국 금융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엄격한 시장관리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8.28위안선에서 방어해 왔다. 그러나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상하이(상해) 외환시장에서 "8.28선"이 깨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금융당국이 8.28위안선을 넘도록 방치, 자연스럽게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사실 현재 중국은 당면한 수출 부진 및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는가 하면 도시지역 실업률은 10%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화까지 유출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위안화 가치 고수 정책을 위협하는 요소다. 작년 무역흑자와 외국인 투자로 중국에 유입된 외화는 약 8백80억달러에 달햇다. 그런데 작년말 외환보유고는 1천4백50억달러로 전년보다 50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는 나머지 외화중 상당부분이 어디론가 빠져 나갔다는 얘기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의 위안화 가치 하락은 이 문제가 중국의 금융불안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중국 금융계는 주요 신탁투자공사의 잇따라 도산 위기로 몰리는 등 극히 불안한 상태다. 광둥(광동)신탁투자 파산에 이어 다롄(대련)신투, 광둥화신, 광조우(광주)투신 등이 위태롭다. 중국은행 농업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4대 국유상업은행의 악성 부실채권 규모가 전체 대출액의 40%에 육박하는 등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위안화 가치를 방어할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1천4백50억달러에 달하는 "총알"이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 투기세력의 시장참여를 원천적으로 막고있는 외환관리제도 역시 위안화 가치를 지키는 버팀목이다. 그러나 서방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금융위기에 노출됐다고 분석하고있다. 롤 코울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아.태국장은 21일 "중국의 금융기관들이추가로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은 대만 인도와 함께 금융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불안->대외신뢰도 추락->해외자금 유입 급감(유출 확대)->통화가치 절하로 이어지는 금융위기로 휘말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중국이 평가절하를 단행한다면 이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특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따라서 위안화 평가절하는 곧 국내 산업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