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케이스 스터디) 앤하우저-부시사의 광고비 전략

광고비를 줄이면서 마음이 편안한 경영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광고삭감이 매출감소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 노력만 하면 이러한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아울러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30여년간 미국에서 발표된 많은 조사연구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조사연구의 원조로 앤하우저-부시(Anheuser-Busch)사의 버드와이저(Budweiser) 사례를 들수 있다. 현장실험을 이용한 이 조사연구는 지난 61년부터 시작되어 근 8년간 수행되었고 70년대에 들어와 여러 곳에서 발표되었다. 발표결과는 그 이후 수행된 여러 조사연구에서 재차 뒷받침 되었다. 30년 이상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 결과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려는 학자나 실무적으로 적용하려는 기업은 이어지고 있다. 61년 당시 앤하우저-부시사는 미국시장을 1백98개 지역으로 분할해 관리하고있었다. 이 해에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부시(Busch) 회장에게 1백20만달러의 광고비 증액을 제안하였다. 이 1백20만달러를 1백98개 지역들중 12군데에 추가적으로 더 배정할 예정이라는 것이 그 부사장의 설명이었다. 물론 그만큼 매출증가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곁들여졌다. 부시 회장에게 이러한 종류의 제안은 해마다 상투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대부분 그냥 들어주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 해에는 왠지 그런 광고비 증액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의문이 들었다. 부시 회장은 자문교수들인 애코프(Ackoff)와 엠쇼프(Emshoff)를 불러 자신이의문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따라 조사연구가 착수되었다. 두 교수는 조사대상 지역들을 3개 집단으로 나누어 광고비 증액에 차이를 두었다. 첫째 25% 삭감, 둘째 변화가 없음, 셋째 50% 증액. 62년 한햇동안 광고를 집행한 후 얻어진 결과는 도표와 같이 V자 모양의 그래프로 나타났다. 광고비에 변화가 없던 집단은 매출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광고비가 50%증액된 집단은 7%의 매출증가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광고비가 25%삭감된 집단에서 14%에 달하는 매출증가율이 나타났다. 다시 생각하고 검증할 여지가 있었다. 그래서 두번째 조사가 63~64년에 걸쳐 1년간 행해졌다. 여기서도 결과는 유사하게 나왔다. 부시 회장은 이 결과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두 교수는 자문에 따라 64년 중반께 규모가 가장 작은 25개 지역을 선정해 15%씩 광고비를 삭감하였다. 두 교수는 1년후 그 25개 지역에서 5%정도의 매출증가가 있으리라 예측하였다. 이는 들어맞았다. 다음해에는 광고비 삭감조치가 50개지역으로 확대되었고 그 삭감수준도 25%로 올랐다. 점차 68년까지 전 지역에서 광고비가 삭감되었다. 그 결과는 놀랄만한 것이었다. 62년께 버드와이저의 광고비는 맥주 배럴당 1.89달러였으나 68년께는 0.90달러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62년께 8.14%였던 시장점유율은 68년께 12.94%로 증가하였다. 앤하우저-부시사의 결과를 다시 확인해 줄 수 있는 조사연구는 그 이후에도 많이 있었다. 예를들어 75년 행해진 캠블(Campbell"s)사의 조사나 80년대 약 10년간 행해진 에이브러햄(Abraham)과 로디시(Lodish)의 연구를 들수 있다. 물론 이러한 조사연구의 결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최소한 한가지 점은 누구라도 인정하고 있다. 버드와이저나 캠블과 같이 광고자산이 오랫동안 누적된 선도적 브랜드의 경우 1~1.5년의 단기간에는 광고비를 줄여도 매출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것이다. 불황에 솔깃할 내용이지만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용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