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번엔 '초인플레'와 전쟁 .. 물가 급등

브라질이 환율과의 전쟁에서 두손을 들고 난 뒤 물가와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자유변동환율제 채택을 계기로 브라질 경제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레알화 가치는 이미 지난 2주사이에 30%나 하락했다. 이에따라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가격인상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의 경우 GM이 지난주초 12.8%의 가격인상을 발표한데 이어 포드 피아트 폴크스바겐 등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뒤를 따랐다. 레알화 가치하락으로 수입부품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조치였다. 수도 브라질리아의 호텔들도 객실료를 30% 올렸다. 컴퓨터 등 일부 수입품 판매업자들은 레알화 가격표시를 떼내고 아예 달러가격으로 판매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는 법으로 금지된 행위다. 가장 민감한 품목인 식료품 가격도 품목에 따라 최고 30%나 뛰어올랐고 버스요금도 지난 13일자로 15% 인상됐다. 이처럼 걷잡을수없이 물가가 뛰자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언론에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슈퍼마켓에는 식료품을 사두려는 주부들이 장사진을 이루곤 한다. 한편 인플레를 저지하기 위한 브라질 정부와 소비자 단체들의 노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일부 적극적인 소비자들은 판매업체를 상대로 가격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소송까지 준비중이다. 미나스 제라이스주에서는 차를 할부로 구매한 소비자들이 최근 할부금이 30%나 인상되자 이를 원상회복시켜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 객실료를 인상한 브라질리아의 호텔도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됐다. 정부측에서도 지난주 "경제위기를 틈타 부당이익을 챙기는 기업들에는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페드로 말란 재무장관은 "90년대초와 같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재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대응과 정부의 경고는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해 GM의 경우 지난주말 가격인상폭을 5.5%로 다시 낮추기도 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번 변동환율제 도입으로 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겠지만 과거처럼 연 2천~3천%에 달하는 살인적 인플레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