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기술 개발] 뉴 밀레니엄 화두는 '청정'

최근 국내의 한 팔렛업체가 팔렛에 물건을 실어 미국으로 내보냈다 낭패를당한 적이 있다. 수입자측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소재의 팔레트를 보고 물건 하역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제품 뿐아니라 제품을 싸고 있는 포장까지도 청정생산기술로 만든 무공해 소재여야 통관이 된다. "청정생산기술" 다소 생경한 이 용어가 2000년 뉴 밀레니엄 시대 산업계의 새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생산공정은 물론 제품도 오염을 유발하지 않아야 경쟁력을 갖추고 팔리게 되는 시대가 본격 도래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국내에서 청정 관련 기술개발은 단기적 실익이 없는 것으로 취급받았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청정 라운드"가 슈퍼 301조를 능가하는 강력한 무역 제재.보복수단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Y2k는 2000년에만 국한된 문제이지만 환경.청정은 1세기를 흔들수 있는장기과제가 될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청정분야의 후발국인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개발에 본격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청정생산기술이란 어떤 것인가.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거나 생산공정을 환경친화적으로 개선.대체하는데 필요한 자본재적 특성이 강한 종합적 산업생산기술"로 정의할수 있다. 일반 기술의 경우 이윤획득 가능성이 개발여부를 결정하는 최대요소이나 청정생산기술개발은 국제환경무역규제 등을 극복하는데 촛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수출과 동떨어진 기술이 아니다. 환경오염물질의 다양한 특성으로 인해 청정생산기술 개발에는 장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비가 소요된다. 하지만 전 업종에 걸친 방대한 산업시장 수요로 인해 독자 기술개발 능력을갖추면 대규모 수출을 기대할수 있는 고부가가치 부문이기도 하다. 때문에 선진국의 환경규제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장기적인 수출증대 대안으로 청정생산기술 개발에 본격 나서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산업자원부는 청정생산기술을 효과적으로 보급.확산시키기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을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로 지정했다. 29일 현판식이 천안 본원에서 있게 된다. 산자부가 3백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올해 환경관련 최대 역점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부가 청정생산기술 지원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정책적 측면. 다 아는 대로 국내외 환경규제 강화와 UN 등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을 무시할수 없게 된 점이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산업전략적 배경이 깔려있다. 국내의 경우 청정생산기술이 절실한 소위 3D산업의 경우 점차 심화돼 가는 환경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존의 사후처리기술 설비로 환경규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막대한 시설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는 원가상승 압박요인이 돼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청정생산기술은 사후처리기술에 비해 초기투자는 비슷하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생산.운전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사후처리설비 구축지원보다는 청정생산기술 지원을 통한 장기적인 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청정생산기술을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청정생산기술의 정량적 효과는 결코 만만치 않다. 프랑스의 한 보고에 따르면 청정생산기술을 제대로 개발할 경우 단기간에 절수 65%, 에너지및 원료절약 75%, 폐기물 재이용 26%, 사고위험 저감 21%,작업환경개선 20% 등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한다. 청정생산기술은 환경설비와 더불어 앞으로 수출 주도산업으로 부상할 것이확실시된다. 2000년대에는 국내시장 5조원, 세계시장 규모가 3천억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편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이분야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초기에 수행된 연구계획은 중기거점 사업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 독립된 형태의 종합 기술개발 및 지원사업인 청정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수립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공기반사업 등과는 달리 청정사업은 목표지향적인 사업임을 감안할 때단계별 목표 및 방향설정은 사업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될수 있다고 이들은 강조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