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상품이야기) '구치'..전통에 현대감각 접목 다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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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세계 패션계는 갑작스런 구치 붐에 휩싸였다. 가는 실루엣의 여성용 수트, 벨벳셔츠, 대나무손잡이 가방 등 "구치스타일"이 빅트렌드로 떠올랐고 많은 브랜드들이 구치를 흉내냈다. 또 구치를 젊고 현대적인 브랜드로 변신시킨 수석디자이너 톰포드도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패션관계자들은 1백살 가까이 되는"노장 브랜드"가 클래식이 아닌 최신 트렌드의 리더로 떠올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자신들도 서둘러 리뉴얼에 돌입했다. 구치는 1904년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창업자 구치오 구치(Guccio Gucci)에 의해 탄생됐다. 당시 승마에 필요한 말 안장 등 가죽제품을 생산했던 이 브랜드는 자동차가 실용화되자 마구에서 핸드백과 같은 가죽 제품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구치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죽이 부족하던 때에 토스카나 지방의 특산품인 캔버스천을 이용, 그 표면에 창업자의 이니셜 GG를 프린트한 가방이 인기를 끌면서 부터다. 그후 세계적 명성을 날리던 구치는 70년대 들어서면서 계속되는 구치가문의내분으로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다. 구치가의 재산싸움은 회사를 거의 도산 직전까지 몰고 갔으며 결국 93년 아랍계 은행인 인베스콥사에서 구치의 경영권을 완전 인수했다. 같은해 봄 구치는 30대 디자이너 톰포드를 기용, 기존의 보수 지향을 탈피하고 젊은층및 패션리더 계층을 타깃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전세계 패션계에서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면서 젊은 고객에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구치 상품은 핸드백 신발부터남녀의류 스카프 시계 안경 홈컬렉션 향수 보석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며 전세계 2백여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시장에 구치가 처음 등장한 것은 89년 성주인터내셔날이 직수입판매에나서면서 부터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는 본사가 직진출해 구치코리아를 설립, 운영중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