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부품 '글로벌 소싱'] (기고) 부품업체 구조조정

[[ 부품업체 구조조정 시급 ]] 유지수 크라이슬러와 벤츠의 합병에 이어 포드가 볼보를 인수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바야흐로 "메가 메이커"시대에 돌입한 느낌이다. 해외 자동차 업계의 전략은 명확하다.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생산원가를 줄이고 이를 바탕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다는 취지다. 대신 고가시장은 기존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자동차 메이커를 인수,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외국 자동차 메이커의 전략적 제휴동향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빅딜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빅딜을 통해 각 메이커가 외국의 자동차 메이커와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빅딜에 의한 통합만으로는 외국 메이커와 경쟁하기에는 이직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외국 메이커의 전략추이를 살펴보면 플랫폼 통합과 자동차 산업의 하부구조인 협력업체의 합리화를 먼저 손댄 후 메이커간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추세는 합병 후에야 산업기반의 합리화를 추진하는 역순을 택하고 있다. 완성차부문 뿐 아니라 부품 협력업체의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는 우리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보장할 수 없다. 더욱이 국내 부품업체가 세계적 부품업체인 닛본 덴소, 아이싱과 같은 회사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는 상황에서는 완성차 메이커인 도요타와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방향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부품업체가 배출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쪽에 맞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부품 협력업체가 대형화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가 가능해지며 또 완성차 메이커와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로서 성장할 수 있다. 완성차 메이커의 빅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의 빅딜 또한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협력업체의 구조조정문제를 단지 시장경제논리나 완성차 메이커에 일임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 1차 협력업체수만도 1천여개에 달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엄청난 사회적.경제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자동차 반도체등 굵직 굵직한 부문에서의 빅딜을 성사시킴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자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 더욱 중요한 협력업체부문의 구조조정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개혁은 아직까지 미완성교향곡에 머물러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