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입맞춤'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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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봉인된 편지 입맞춤으로 네 몸의 적멸보궁 네 몸의 편지를 꺼내 읽는다 그 바닷가다 바닷가의 바람에는 소금이 녹아 있다 바람은 따뜻하고 우리는 따뜻한 바람 속에 서 있다 이 바람 속에서 일체의 꿈들을 중절당한 내 몸이 낱낱의 원소로 해체되어버릴 때까지 나는 서 있고 싶다 벼랑 끝까지 가본 자만이 바다를 본다 절망해본 자만이 사랑을 안다 나는 이 바닷가에서 너와 처음으로 입을 맞춘다 (하략) 시집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에서 ======================================================================= 약력 54년생. 75년 "월간문학"신인상,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햇빛사냥"등 9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