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케이스 스터디) '시어스사의 영업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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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뉠 수 있다.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애호자, 사랑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관망자,싫어하는 적대자. 기업에 애호자는 생존의 보루다. 애호자에게는 적은 노력을 들여도 잘 팔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다. 성장을 하려면 관망자나 적대자를 애호자로 포섭해야만 하나 여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자칫하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가장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길은 기존 애호자를 지키고 이로부터 성장재원을 학보하는 것이다. 즉 안정된 성장의 첫걸음은 애호자 지키기에서 비롯된다. 기존 애호자를 지키는 일도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는 최근 발표된 한 애호도 지수로도 자명하게 나타난다. 98년 GM의 애호도 지수는 67.5%다. 기존 GM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 98년에 새로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이 구매자들 중 약 3분의2만이 GM자동차를 구매했다는 뜻이다. 포드를 제외한다면 나머지 경쟁업체들의 애호도 지수는 50%정도 또는 그 이하에 머물렀다. 이들 업체가 쏟아부은 돈과 노력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수치는 별로 높은 것이 아니다. 가령 GM은 1천2백만명이상이나 되는 기존 자사제품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로열티 퍼스트(Loyalty First)"라는 파격적 구매할인 판촉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물론 나머지 경쟁업체들도 유사한 방법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얼마간의 과학적 노력과 투자로 기존 애호자를 지키고 이로부터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간 기업들도 많이 있다. 93년께 시어스는 기존 애호자가 누구인지 분석해 보았다. 놀랍게도 결과는 예상과 딴판이었다. 시어스는 오랫동안 자사 애호자가 철물재료나 공구로 대표되는 하드웨어(hardware)계통의 제품을 구매하는 남성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분석에서 시어스의 애호자는 25~54세로 자녀를 둔 여성이었다. 시어스의 전략은 수정됐다. "소프터 사이드(Softer Side)"라는 구호아래 매장과 제품구색을 여성취향에 맞게 대대적으로 바꾸었다. 40억달러를 들여 8백35개의 점포들을 리모델링(remodeling)했고 여성의류와 화장품류의 제품구색을 강화했다. 기존 애호자를 확실히 잡겠다는 이러한 전략수정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93년 시어스의 매출액은 3백4억달러였고 수익은 6.25억달러였다. 수정된 전략의 집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97년 매출액과 수익은 각각 4백12억달러와 12억달러로 상승했다. 93년과 97년 사이에 시어스의 매출액은 약 36%, 수익은 약 92%상승했다. 매출액대비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93년 약 2%였으나 97년에는 약 3%로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은 애호자를 상대하는 것이 이윤적으로 매우 남는 일임을 보여주고 있다. 98년에 들어와 시어스의 매출과 수익은 할인점과 전문점의 강공으로 다소 주춤해졌다. 그러나 그렇게 수 년간에 걸친 애호자 지키기가 없었다면 시어스는 주춤이 아니라 나락에 떨어졌을 것이다. 기존 애호자를 지킬때 성장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매년 올라가기만 하는 영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망자나 적대자에게만 신경을 쓰는 기업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위에서 보았듯이 애호자도 노력이 있을 때 지켜지는 것이다. 매출목표를 높여잡기에 앞서 누가 애호자들이고 이들에 대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현용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