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 코리아] '한국몰렉스' .. 고정밀도제품 생산

* 설립 = 77년(한국대리점 영업개시. 법인설립은 84년) * 본사및 공장 = 반월공단 * 생산제품 = 커넥터(전기 전자 통신 컴퓨터및 자동차부품용) * 매출 = 7백억원 * 자본금 = 75억원 * 종업원 = 2백90명----------------------------------------------------------------------- 몇해전 한국 정부의 한 고위공무원이 한국몰렉스를 방문하고 싶다며 전화를걸어왔다. 반월공단 입주업체중 세금을 꽤 많이 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방문은 무산됐다. 시간약속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그 공무원은 자기 스케줄이 유동적이어서 그냥 오전중에 들르겠다고 했고 회사측은 시간을 확정해 주지 않으면 응대자가 다른 일을 할수 없다며 거절했다. 한국몰렉스에서는 적당히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커넥터를 만드는 생리가 배어 있기 때문. 커넥터의 정밀도는 1백분의 1mm 이하. 여러개를 연결해 사용할 때를 감안하면 실제 정밀도는 반도체 리드프레임보다 높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커넥터는 전기 전자 컴퓨터 통신제품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전기선을 연결하는 단자다. 인체로 치면 핏줄에 해당한다. 커넥터업체가 문을 닫으면 이들 업종의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물론이다. 몰렉스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커넥터 업체. 미국 본사를 포함해 21개국에 47개 공장을 갖고 있다. 몰렉스가 전액 출자해 한국에 설립한 기업이 한국몰렉스다. 이 회사에는 외국인 경영자나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신제품을 비롯한 주요 전략을 독자적으로 결정한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 가운데 가장 현지화된 기업중 하나다. 게다가 정진택 사장은 18년동안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몰렉스 해외현지법인 사장 가운데 그만큼 장수한 사람은 없다. 그만큼 알차게 경영해 왔다. 지난 81년 사장을 맡은뒤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흑자를 냈다. 매출도 96년 5백40억원, 97년 6백80억원, 98년 7백억원으로 줄곧 신장했다. 이는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 입맛에 맞게 공급한다는 전략이 적중한데 따른것. 이 회사의 생산제품은 1천2백여종. 또 해마다 2백여종을 새로 개발한다. 적어도 한해 매출액의 4분의 1 이상을 신개발품 판매로 채운다. 올해도 연구개발에 6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기술개발은 몰렉스 해외법인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는 있으나 대부분 자체 연구개발실에 의해 이뤄진다. 신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따른 위험부담을 스스로 지는 것은 물론이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고정밀도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한다. 이 회사의 경영방침은 품질불량 제로다. 현관에 "내손 거쳐 만든 제품 어디가나 무검사품"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는것은 품질의식을 높이는 구호인 동시에 자신감의 표시이기도 하다. 한국몰렉스는 지난해부터 수출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15%선을 유지하던 수출이 작년엔 20%로 높아졌고 올해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내수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전제품에 대해 일본공업표준(JIS) 규격을 획득하는 등 특히 대일수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중 일부는 수출지역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몰렉스는 본사로부터 수출에 관한 어떤 제한도 받지 않는다. 능력껏 개발해 마음껏 수출하라는게 본사의 뜻이기도 하다. 한국몰렉스는 사업확장을 위해 지난해 7명을 신규 채용했고 올해는 이미 확정한 13명을 포함, 약 20명을 뽑을 예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