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한-미 통상 연초부터 '마찰음'

한.미 통상관계가 연초부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쇠고기수입 정책을 불공정무역으로 규정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데 이어 2일 방한중인 리처드 피셔 미국 무역대표부(USTR)부대표는 정부조달시장도 제소할 뜻을 비쳤다. 한국측은 투자협정의 최대 걸림돌인 스크린쿼터 문제를 따로 협상할 것을제안했으나 미국측은 난색을 보였다. 이날 WTO는 미국의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반덤핑조치가 불공정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한국은 미국의 상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쇠고기 마찰 =피셔 USTR 부대표는 농림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WTO에 제소한 사실을 밝히고 본격적인 양자협상을 제의했다. 미국은 한국이 수입육과 한우를 판매장소를 구분하는 것 등을 문제삼고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린 ''99년 쇠고기 수입쿼터 이행에 관한 협의''는 양국간의 이견으로 결렬됐다. 스크린쿼터, 조달시장 등 =피셔 부대표는 한덕수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과도 만나 "(한국산) 철강제품의 대미수출 급증이 미국내 정치문제로 비화하고 있다"면서 수출자제를 요청했다. 미국측은 또 "영종도 신공항 건설공단이 엘리베이터 발주 때 외국업체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 WTO 정부조달협정을 어기고 있다"면서 WTO에 제소하는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투자협정과 관련, 한덕수 본부장은 스크린 쿼터문제를 별도로 협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미국측의 확답을 듣지는 못했다. 반도체 분쟁 =한.미 반도체 분쟁을 심리해온 WTO는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미국 반덤핑조치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국측 주장을 받아들인 보고서를냈다. WTO 패널 보고서는 "앞으로 덤핑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반덤핑조치를 철회한다"는 미국 상무부 조항은 WTO의 반덤핑 협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 규정을 근거로 미국이 한국산 D램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조치를 철회하지 않은 것도 WTO 협정 위반이라고 판정했다. 이에따라 WTO는 미국 상무부 조항과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판정을 WTO 협정에 맞게 고치도록 권고키로 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판정에 불복, 상소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