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개혁고삐 늦추면 위기재발..WEF, 한국경제진단

"한국경제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아시아금융위기국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 낙관은 금물이며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개혁의 고삐를 늦출 경우 언제든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6일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했던 국제금융기구 및 민간 경제학자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대체적인 진단이다. 환율안정, 외환보유고 급증, 경상수지 흑자 증가, 금리 하향안정 등 거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한국경제가 회복단계에 돌입한 것은 분명하지만이에 만족해 기업구조조정 등 개혁을 소홀히 한다면 또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세계은행(IBRD) 부총재는 "미래 금융위기의 방지와 관리"를 주제로한 분과토론에서 "한국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분명하지만 각 분야에서 개혁을 다그쳐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금융 및 경제위기의 징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개혁을 늦추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또 "기업구조조정으로 양산되고 있는 실업자들이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래 유망산업 분야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시키는 등 실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도 "한국경제는 호전돼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실업률은 결코 두 자리 수로 올라서지 않을 것이며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피셔 한국과 태국의 사례를 보면 IMF의 처방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는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한국과 태국이 가장앞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해외자본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으며 수출주도형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 "99년 아시아 경쟁력 보고서" 제출한 하버드대 국제개발연구소(HIID)의 소장이기도 한 삭스 교수는 그러나 "한국이 경제위기의 재발을 막으려면 재벌의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을 반영하듯 다보스 회의에 참석한 주요 민간금융기관들의 한국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골드만삭스 등 미국.유럽 금융기관들은 한국투자설명회에 참석, 한국기업들이 원하면 달러를 더 제공하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로버트 호르메츠 골드만삭스 부회장은 "한국이 글로벌한 비전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국제기준에 접근하려는 은행 및 기업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의 고위인사는 "한국은 브라질과 러시아의 위기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제자본을 유치할 호기를 맞고 있다"며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