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유상증자 대량실권 우려

주가급락으로 기업 유상증자에 비상이 걸렸다. 주주들이 대거 유상증자 참여를 포기하면서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S사는 1,2일 이틀동안 실시한 유상증자 청약에서 67%의 실권이 났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대부분 주주들이 증자참여를 포기한 것이다. 이는 1월초만해도 6천원대이던 주가가 최근 3천원대로 곤두박질친 탓이다. 이회사 관계자는 "8,9일 이틀동안 실시한 실권주공모에서도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졌다"며 "실권주를 제3자에게 배정하기 위해 대상자를 물색중"이라고 설명했다. H사도 3,4일 실시한 유상증자 청약에서 기존주주의 18%가 증자참여를 포기했다. 주가급락으로 유상증자 발행가격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있는 32개 상장사중 절반정도인 15개사가발행가격을 액면가로 결정했다. 일부회사는 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발행가가 액면가 밑으로 추락하기 때문에 할 수없이 법정최저가격인 액면가로 발행가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있을 유상증자 청약에서 대규모 실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대기업 주식담당자는 "잇달아 호재성 재료를 발표해봤지만 전혀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주주들이 증자참여를 포기하지 않는 회사라고 하더라도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규모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 증권사 사장은 "8천원대로 예상했던 발행가격이 주가급락으로 6천원대로 낮아지면서 2백억원가량의 주식발행초과금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고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