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보증보험 공신력 '바닥' .. 재원없어 계약 불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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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는 H레미콘에 시멘트를 판뒤 이 회사가 부도나자 서울보증보험에 2억5천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요청시점은 작년 12월초. 하지만 아직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줄 돈이 없으니 좀더 기다려 보라는 답변 뿐이었다. 부산기계조합도 마찬가지. 녹산하수처리장 공사와 관련해 부도낸 조합원사의 선급금지급보증서를 근거로 서울보증보험에 10억원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몇달만에 간신히6억원만 타냈다. 이처럼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보험금을 제때 받지 못한 기업숫자가 1만개를넘는 등 자금계획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협중앙회가 10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서울보증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하고도 못받은 금액은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4천4백64억원(1만6백4건)에 이른다. 한 기업이 한건씩의 미수금이 있다고 가정하면 1만개가 넘는 중소기업이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을 합칠 경우 6만3천2백32건에 1조1천7백22억원에 이른다. 서울보증보험은 정부의 보증보험사 구조조정방침에 따라 한국보증보험과 대한보증보험이 합병해 작년 11월 탄생한 회사. 합병이후 성업공사가 일부 부실채권을 매입해 준 것 외에는 재무상태가 거의 개선되지 않아 갖가지 문제를 파생시키고 있다. 보상금 지급지연과 기업들의 보험증권 수취거부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의 보험증권을 받지 않고 대체담보를 요구하는 업체는 전체 기업의약 20%에 이르는 것으로 기협중앙회는 파악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를 비롯한 일부 대기업은 물론 원부자재를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조차 서울보증보험의 증권수취를 거부하고 있다. 농협 역시 꺼리고 있다. 포철의 제품을 판매하는 포스틸은 최근들어 다시 받기 시작했으나 까다롭게심사하고 있다. 포스틸 관계자는 "아직도 미수령 보험금이 수십억원에 달한다"며 "주고객인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이 회사의 보험증권을 받고는 있으나보험금을 제대로 타낼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금융기관대출은 물론 원자재구매 각종 공사계약 때의 담보를 보완해 주는 업체. 공사및 납품보증 원자재구매보증 등 다양한 보증을 해주고 있어 기업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보증보험이용액은 작년말을 기준으로 1천4백23만건 71조원(유효보증잔액)이나 된다. 하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의 출자등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5월에는유동성이 완전 고갈돼 신규보증중단 보험금지급불능 이에따른 신용경색 등 더 큰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협중앙회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1조원이상의 공적자금이나 예금보험공사의 출자 등 종합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10일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 긴급 요청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