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클린턴 탄핵안 부결 '미국 정가 표정'
입력
수정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탄핵을 모면함으로써 13개월간 시달려온 섹스 스캔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클린턴을 몰아내려한 공화당의 입지가 어려워졌지만 클린턴 자신도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탄핵을 피했지만 언론들은 그를 견책해야 한다며 클린턴이 위기를 넘겼다고 공세적인 자세를 취해선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거짓말을 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은 지워질 수 없으며 퇴임후에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공화당 트렌트 로트 상원 원내총무는 12일 "우리는 공정을 기하려고 애썼다"면서 탄핵사유중 사법방해 항목에 대해 50대 50의 표결 결과과 나온 것은 결국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 그는 또 민주당이 당파적인 이해로 전원이 똑같이 반대표를 행사했지만,공화당은 찬반이 엇갈리는 초당파적인 소신투표를 했다며 공화당을 옹호. .공화당 전국위 짐 니콜슨 의장은 12일 헌법에 따라 의무를 다한 사람들에게 보복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경고. 상원 탄핵안 부결 직후 니콜슨은 "한 사람이 진실을 말하기만 했어도 국가적인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탄핵정국을 이끈 의원들과 함께 국가에 끼친 손실을 보상할 노력을 해야할 지, 보복을 위해 이기적이고 자멸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지 그 선택권은 대통령에 달려 있다고 강조. .미국 주요 언론들은 상원 탄핵안 부결 후 의원들이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견책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 향후 정국을 전망.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깨끗한 승리를 안겨줘서는 안된다면서 상원에서 대통령 견책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 뉴욕타임스는 이와함께 이날 1면에 린다 트립의 인터뷰를 게재하고 대통령의 수중에서 성적으로 이용당하는 르윈스키를 도와주려고 전화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조사와 탄핵재판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 등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된 사람들이 쓴 법정 비용은 자그마치 5천만달러에 이른다고 나이트리더 트리뷴이 12일 보도.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변호사와 연방수사국(FBI)요원 조사자들에 4천만달러를, 클린턴 대통령은 폴라 존스 성희롱사건의 해결을 위한 배상금 85만달러를 제외하고도 법정 비용에 1천만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모니카 르윈스키는 2백만 달러를 법정 비용에 썼고, 스타보고서에 이름이 올라 대배심에 불려나간 증인 65명도 적어도 52만달러를 쓴 것으로 계산된다는 것. 한편 모니카 르윈스키는 산더미같은 빚에 몰린채 세간의 따가운 눈총속에 살아가야 할 형편이어서 한동안 "거물과의 불장난"에 대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할 듯. .클린턴 대통령 탄핵 표결이 실시된 직후 미국 상원에 폭파 위협이 가해져 비상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경찰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괴한으로부터 상원을 폭파하겠다는 위협이 있었다며 기자들이 몰려 있는 회랑을 포함해 의사당중 상원건물 1,2층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이 즉각 대피할 것을 요구했다. .유럽의 TV 방송들은 12일 클린턴 대통령의상원 탄핵안 표결을 주요 뉴스로 보도. 프랑스 TF1은 "이 사건에서는 승자는 별로 없고 패자만 많을 뿐"이라면서 "잿더미 속에서 부활한 빌 클린턴 대통령도 명백히 패자"라고 지적. 영국의 채널 4는 클린턴이 대통령직 위상을 세우는 데 올 한 해를 보내게될 것이라면서 13개월간의 탄핵 드라마에서 승자는 퍼스트 레이디인 힐러리 여사와 인터넷 신문 드러지 리포트였다는 의견을 제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