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1년] (중) '계속되는 관치인사 논란'

새 정부들어서도 금융계의 "관치인사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주인이 확실한 제2금융권과는 달리 주인이 불분명한 은행 경영진과 각종 금융단체장 선임을 둘러싸고는 "낙하산인사"와 "관치인사" 논란이 계속되고있다. 특히 재정경제부 출신관료들외에 금융감독원 출신들까지 당당히 낙하산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일부에서는 관치인사 관행이 이전보다 더 심해졌다는혹평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비록 경영진 선정위원회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는 "또 하나의 절차"에 불과하다는게 일반적인 평이다. 새 정부의 경영진선정위원회가 처음 가동된 주택은행장선출 과정에서부터 관치 시비가 일었었다. 경영진선정위원회는 윤용석 당시 행장대행과 김정태 동원증권 사장을 행장후보로 선출, 행장추천위원회에 넘겼다. 결국 정부가 원했던 김 사장이 "예상대로" 은행장에 선임됨으로써 김 사장의 능력에 관계없이 관치인사에 대한 시비를 낳았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진 한빛은행의 초대행장 선출과정은 새 정부의은행장선출 절차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정부는 당초 대주주(지분율 95%)의 권한을 활용, 개혁적인 외부인사를 은행장에 선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치시비를 우려, 경영진선정위원회를 통한 은행장 선출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부터 문제였다. 정부가 경영진선정위원을 미리 내정, 중간에 선정위원이 뒤바뀌는 진통이 일었다. 경영진선정위는 배찬병 상업은행장 신동혁 한일은행장대행 김진만 한미은행장을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루머와 억측이 난무했다. 결국 추천 두 주일이 지난 작년 12월18일에야 김진만행장으로 낙찰됐다. 지방은행장과 일반은행 감사자리엔 금융감독원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김경림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는 금감위의 입김에 힘입어 부산은행장후보로선출됐다. 또 한빛 제일 외환 신한 한미 등 대부분 은행의 감사 자리를 금융감독원(한국은행 포함) 출신들이 차고 앉았다. 금감원은 "해당은행이 이들의 경험을 높이 사 스카우트해간 결과일뿐"이라고밝히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후광"이 작용한건 분명하다. 재경부의 낙하산인사도 여전했다. 재경부 관료들을 내려보내기 위해 박종석 예금보험공사사장을 투신협회장으로, 문헌상 성업공사사장을 종금협회장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국민은행감사와 BC카드사장 자리도 점령, 눈총을 받았다. ----------------------------------------------------------------------- [ 은행장 선출방식 변화 ] 93년 이전 : 사실상 정부가 내정 => 주총에서 선임 93~95년 : 행장 추천위원회(대주주, 소액주주, 공익, 전임행장 대표)에서 선정 => 주총에서 선임 95~97년 : 비상임 이사회(대주주, 소액주주, 상임이사회 추천인사)에서 선정 => 주총에서 선임 98년 : 경영진선정위원회추천 -> 비상임이사회 선정 => 주총에서 선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