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기 아마여류국수전] 승패떠난 흐뭇한 반상 .. 이모저모

.이날 개회식에서 박용정 한국경제신문 사장은 지난 73년 창설된 아마여류국수전은 국내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라며 페어플레이정신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선전을 당부했다. 현재현 한국기원 이사장(동양그룹 회장)은 바둑은 고통을 이겨내는 인내와 지혜를 가르쳐준다며 따뜻한 풍성한 대회를 통해 내실을 다지자고 격려했다. 대회 후원사인 대한생명보험의 박종훈 사장도 바둑은 올바른 정서함양과 정신수양을 위한 국민적 기예로 자리잡았다며 기업들도 바둑정신으로 IMF를 극복해나가자고 치하했다. 한일랑 여성바둑연맹 회장은 현재 연맹에 1만명의 회원이 있으며 매달 50여명의 신규회원이 등록하는 등 여성바둑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바둑을 통해 이웃이나 친지들과의 화목을 도모하는 어머니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날 관전자들의 눈길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김세영 5단(25기 우승자)과 도은교 6단(24기 우승자)의 대국에 쏠렸다. 김 5단은 8조에, 도 6단은 10조에 소속돼 모두 무난히 예선을 통과했다. 두 기사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뛰어나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결의를 밝혔다. 한편 최강부에는 권갑룡 도장에서 6명, 허장회 도장에서 5명이 참가했으며 신흥명문 바둑교실로 떠오르는 김원 도장에서도 상당수 선수가 참가해 각 도장간의 우승다툼도 치열했다. .대회에는 푸른 눈의 러시아 기사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20살의 스베타양은 평소 러시아 바둑보급에 앞장섰던 천풍조 7단의 소개로 지난 97년 3월 한국으로 바둑유학을 왔다. 그해 열린 세계여류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강자. 스베타양은 아직 서투른 우리말이지만 한국에는 강자가 많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최소한 준결승까지 진출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회 최고령자로 참석한 서지선씨는 올해 75세의 할머니. 최강부에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서 할머니는 바둑을 두다보니 오히려젊어지고 친구도 많아졌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대회장에는 자녀를 출전시킨 학부모들도 입장해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대진 추첨결과나 대회진행방식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출전선수들보다더 가슴을 졸이며 대국을 지켜봤다. 대회장 곳곳에서는 승패와 관계없이 복기를 하며 수담을 나누는 흐뭇한 모습도 보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