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원칙없는 공문서 한자표기'

한자혼용및 한글전용과 관련, 정부 각부처의 문서작성 관행이 서로 달라 우선 이같은 관행부터 통일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각부처의 99년 업무계획을 취합해 최근 펴낸 "99년도 정부 주요업무계획"은 한글과 한자가 부처 편의대로 쓰여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자병용을 주장하고 있는 문화관광부는 모두 한글로 업무계획을 만들었다. 농림부도 한자를 한 자도 쓰지 않았으며 행정자치부 교육부 보건복지부는 제목만 한자혼용을 하고 내용은 거의 한글을 썼다. 한자를 병용한 부처는 한군데도 없었다. 한자를 가장 많이 사용한 부처는 법무부와 법제처였다.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건설교통부 등 경제부처들도 한자를 비교적 많이 사용했다. 법무부와 법체처가 한자를 많이 쓰고 있는 것은 법행정 절차상의 문제 때문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연, 경제회복, 의견제출기회, 법령심사 등 오해의 여지가 없는 단어나 이젠 거의 쓰지않는 한자까지 공문서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국민들사이에 일고 있는 한글전용 한자병용의 논란을 잠재우려하기에 앞서 정부부처의 글자에대한 의식과 사용관행부터 고쳐져야 할 것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