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민속마을 사람들' .. 이봉희 <총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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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샐러리맨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조직이라는 틀 속에서 상사와 부하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다. 조직의 일원일 뿐, 자기자신은 잃어버리고 살 때가 많다. 가끔 바람이라도 쐬면서 숨통이 트이게 할 수는 없을까. 갑갑함에 하나 둘 모인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짜내다 드디어 하나의 결론을 냈다. "그래 바로 떠나는 거야!" 이렇게 해서 시작된 모임이 한전기공(주)의 답사동아리 "민속마을 사람들"이다. 조상의 숨결을 느껴보자며 처음 떠난 답사여행은 "갑오농민전쟁" 현장이었다. 지난 96년 6월 전북 정읍땅에 발을 디딘 "민속마을 사람들"은 만석보터 말목장터 황토재 녹두장군집 등을 돌아 보면서 역사의 체취를 느꼈다. 1백년전 농군들이 활동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호흡해 봤다. 첫번째 답사를 다녀온 뒤, 보다 건설적이고 체계적인 동아리로 재탄생하기 위해 분기별 한번씩 답사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답사를 떠나기 전엔 세미나를 통해 그곳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미리 학습했다. 우리 동아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회원들의 노력 외에 회사의 덕을 톡톡히 본다. 전력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한전기공(주)은 전국 곳곳에 모두 50여개 사업소가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곳 사업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작년 가을엔 영월지방으로 답사를 떠났다. 그때 영월사업소의 확실한 가이드도 받고 또 오랜만에 만난 직원들과 밤새워회포를 풀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회원숫자는 시작할 때의 두배이상 늘어나 50명에 육박하고 있다. 역사지식도 차곡차곡 쌓여 거의 전문가 수준(?)에 이른다. 또 여행을 통해 회원들간 친분이 한겹 두겹 두터워졌다. IMF를 맞아 몸과 마음이 멍든 이때, 민속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힘을 얻는다. 답사동아리 회원이라는 명목을 디딤돌로 아픔과 기쁨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올 한해 회사생활도 열심히, 그리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해서 어려움을 이겨 나가자고 다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