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그룹 생보사 설립문제로 정부와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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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LG그룹이 생명보험사 설립을 놓고 정부와 마찰을 빚고있다. 이에따라 2차 퇴출대상으로 분류된 6개 생명보험사 처리가 늦어져 부실규모만 키우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있다. 3일 금융당국및 금융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를 신규 설립한 뒤 1개 부실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생명보험업에 진출키로 한 현대와 LG그룹에 대해 정부가 부실사 2개를 인수하도록 요구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와 LG그룹은 사실상 관계사로 분류된 한국생명과 한성생명을 각각 인수할 계획이지만 여기에다 부실생보사를 하나씩 더 떠안으라는 정부요구는 무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실사 하나를 더 인수하는데 3천억-4천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너무 크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에반해 재정경제부는 부실 생명보험사 구조조정에 필요한 공적자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들 그룹이 부실 생보사를 2개씩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않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위원회도 재정경제부의 입장에 동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금융구조조정 재원이 부족한 만큼 정부가 투입하는 자금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현대와 LG가 생보시장에 진출하는 댓가로 부실생보사를 2개 정도 인수하는 부담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와 LG그룹이 각각 한국과 한성생명외에 한개씩의 소형부실사를 추가로 인수해주면 정리대상이 주는 만큼 재정부담도 덜고 매각절차도 간편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반해 현대및 LG그룹측은 재정경제부가 5대그룹의 생보업 진출요건으로생보사 신설후 1개 부실사 인수 부실사 2개 인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수 있도록 해놓고 이제와서 부실사 2개 인수를 강요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정부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가지 안을 발표해놓고 조건이 안좋은 쪽을 무조건 선택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