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외국인 은행/증권주 '매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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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6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투자심리를 슬슬 부추기고 있다. 화끈한 매수주도 세력이 없는 가운데 과연 외국인이 다시 나설지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현물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선물.옵션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어떤 매매자세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그 규모를 큰폭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약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물시장 =이날 2백48억원어치를 포함, 6일동안 1천8백3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은행 증권주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주는 주택은행, 외환.국민은행등이 주요 순매수종목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2일부터 대거 매수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증권의 한 관계자는 "여타 은행주와 함께 외국의 한 투자기관이 매수주문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거래량의 3분1정도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ABN암로증권의 최정호 차장은 "저가메리트를 이유로 은행주와 증권주를 매수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김춘곤 조사역은 "경기가 좋아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부실채권비율이 줄어들어 금융주의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일, 3일 순매도해 그 배경이 관심을 끈다. 이같은 매도세로 삼성전자는 이틀째 내림세를 보였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골드만삭스등 미국의 주요 증권사들이 실적저조와 D램값 불안을 이유로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인텔등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업체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낮춘게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주가는 지난 24일 70달러수준에서 최근 50달러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이런 종목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물.옵션 =선물의 경우 최근 신규 매수보다는 환매수가 많다. 일부는 손절매(Stop Loss)도 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에는 1천3백71계약을 신규로 순매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옵션시장에서는 콜옵션을 1만계약 이상 순매수해 놓았다. 콜옵션을 매수한다는 것은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지난 2일에는 콜옵션매수를 줄이고 풋옵션을 5천계약정도를 신규로 매도하는 패턴을 보였다. 3일에도 풋옵션을 신규 매도했다. 대우증권 선물.옵션팀의 주제식 조사역은 "선물과 옵션시장에서 외국인이 한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잡은 것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중순의 경우 골드만삭스증권이 선물 5천계약을 매수해 장세전환을 암시했다"며 "아직까지 이런 매매는 눈에 띠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망 =최근 외국인 순매수분 중에는 선물과 연계한 프로그램매수분이 상당히 숨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일 9백47억원의 매수금액중 2백28억원이 프로그램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가 이어지지만 알맹이가 없는 셈이다. 이런 물량은 무위험수익을 얻기 위해 다시 프로그램매도물량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의 송동근 이사는 "국내 금리가 상승하지 않고 엔화가 약세를 보이지 않으면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격을 올려 사는 게 아니라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어 강도는 세지 않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