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공병호 소장의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공병호(39) 자유기업센터소장이 "시장경제와 자유주의"(자유기업센터)를 펴냈다. 그는 책머리에서부터 하이에크의 경고를 상기시킨다. "민주적인 제도들이 법의 지배라는 전통에 의해 제한되지 않을 경우 전제주의적 민주주의에 이를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국민투표 독재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신봉자인 그는 "인간의 창조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체제가 자유시장경제"라며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과 오류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제어되지 않은 정치원리나 다수결 원리가 경제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어느 나라건 저성장과 고실업, 성장활력 상실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다수가 곧바로 정의라는 주장은 위험합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는 동전의앞뒷면과 같죠. 유권자들이 반시장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면 시장경제가 파멸로 치닫습니다" 그는 민주주의를 표방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모두 전체주의의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한 나라의 번영은 자유주의 원리가 하나의 시대원리로 자리잡을 때 가능합니다. 법의 지배에 의해 제어된 민주주의만이 온전한 시장경제와 병행발전을 도모할 수 있지요" 그는 부를 쌓는 데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사상과 세계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 나라의 지적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을 "계몽된 기업가"라고 부른다. 이들의 노력으로 "법의 지배"라는 대원칙하에 제한된 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무제한의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변질된 민주주의의를 경계하면서 미래번영을 위한 진정한 자유주의 이념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위해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9가지 원리를 자기선택 교환자유사적 재산권 자유기업 경쟁 인센티브 자기책임 작은 정부 법치 등으로 요약해 제시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