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공청회] 불안한 공무원들 .. '이모저모'

이날 공청회에는 6백~7백여명이 운집, 정부조직개편의 민감성과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공무원들로 강당 좌석과 출입구, 복도를 가득 메웠고 발표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일일이 받아적는 등 긴장되고 진지한 표정이었다. 이번 개편안이 공무원 조직과 보수 인사 업무행태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부처 행정관리실 직원 뿐만 아니라 기업인과 공익단체 회원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장급 이상 30%와 함께 일반직과 특수직도 민간인을 채용한다는 개방형 임용제도가 최대 쟁점사안으로 부각됐다. 공무원들로선 승진자리가 그만큼 줄어들고 민간인과의 치열한 경쟁 등을 염두에 둔 듯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특허청의 한 직원은 "현직 공무원 순환보직 기간이 대략 1년인데 이런 상황에서 민간전문 경력자까지 추가되면 기존 공무원의 전문성은 더욱 저하된다"면서 "공무원이 민간인과의 경쟁에서 이겨도 3년 계약후 퇴직하는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공청회 참석한 대다수 공무원들은 "개방형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전격적으로 시행할 경우 관료사회의 동요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결원이 생겼을 때 충원하는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민간인 채용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들이었다. 토론회 발표자의 발표가 끝난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서초지구의 한 회원은 "공청회 일정이 급히 잡혀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이미 정해진 정부안이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대해 사회를 맡은 오석홍 경영진단위원장은 "경영진단을 해오는 동안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백지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경영진단과정에서 엄청난 세력이 간여했고 앞으로도 걷잡을 수없는 세력의 참여와 토론이 예상된다"면서 "청와대나 장관이 마음대로 할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며 국민들이 이를 지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