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이야기] (2) '피아노' .. 유럽선 어두운 원목색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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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양대 피아노업체가 "색깔전쟁"을 벌였다. 삼익악기가 "아르떼 피아노"란 현란한 색상을 가미한 피아노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아르떼 피아노는 파란색 또는 흰색바탕에 추상화를 곁들인 것이었다. 이 피아노가 조금 팔리자 영창악기도 이탈리아의 디자이너인 말라티를 초빙해와 색상피아노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두가지 피아노는 실패하고 말았다. 수요자의 선호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시작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영창악기가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하는데 많은 투자를 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색깔이 "올너트"색상이다. 올너트는 약간 어두운 듯한 원목색깔. 이는 체리 비치 오크 등 3가지 색상으로 나뉜다. 이 3가지 가운데서도 그동안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오크색. 영창악기의 이재경 대리는 "가구등 각종 인테리어제품들이 체리색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피아노도 체리색이서서히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그동안 피아노는 어린이방안에 놓아두는 것으로 인식됐으나 거실로 내놓게 되면서 인테리어의 일부분으로 바뀐데 따른 것. 현재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피아노는 영창악기의 UC118NF. 물론 체리색이다. 대당 가격은 2백99만원. 올너트색상의 피아노는 미국지역에서도 인기다. 유럽의 소비자들은 검은색 피아노나 어두운 원목색을 좋아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들은 차츰 밝은 색의 피아노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수출품과 내수품은 광택면에서 크게 달라진다. 미국인들은 피아노의 표면에 광택이 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한국과 일본 중국에선 무광택이어야 잘팔린다. 같은 건반악기지만 신디사이저등 디지털 피아노의 색상은 아직 검은색이 주류를 이룬다. 업계에서는 올들어 전자피아노의 수요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품목도 곧 한차례의 색깔 경쟁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