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김정만의 동물이야기) (3)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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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법칙은 자연의 보편적인 섭리이다. 그러나 지구상의 육상 포유류중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만큼은 예외다. 코끼리는 모계중심 사회로 아무리 힘센 수컷이라 하더라도 여왕으로 선출된코끼리 암컷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 코끼리는 2속2종류로 아프리카 코끼리와 인도 코끼리가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는 몸길이 6-7.5m에 키는 3.95m, 꼬리는 1-1.3m, 체중은 5.8-7.5t에 달한다. 큰 코끼리의 경우 몸무게가 최고 12t까지 나간다. 상아 길이는 보통 2.4-2.7m이다. 코끼리떼는 보통 5-50두가 무리지어 공동생활을 하는데 여왕 코끼리의 명령에 불복종하고 난동을 피거나 이단자가 생기면 즉시 추방된다. 심한 경우 여왕 코끼리는 모든 무리의 코끼리떼가 보는 앞에서 살생을 집행한다. 이 때문에 코끼리사회에서는 여왕의 명령이 곧 법으로 통한다. 이같은 여왕의 강력한 통솔력 때문에 가장 크고 용맹스런 수컷 코끼리도 개별적인 힘으로는 꼼짝 못하고 여왕과 무리에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무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길을 안내하거나 외적이 침입하면 목숨을 내걸고 싸운다. 그래야만 여왕의 눈에 들어 모든 무리가 인정해 주는 여왕 코끼리의 예비 신랑감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끈기와 집념,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끝에 여왕의 신랑감으로 받아들여지면 여왕코끼리는 발정기가 되자마자 모든 무리의 축복속에 수컷 코끼리와 신혼의 달콤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여왕코끼리는 신방을 차린지 6백50일만에 키 95cm, 체중 1백13kg에 달하는 거구의 새끼를 분만한다. 흥미로운 점은 코끼리의 교육방식은 새끼의 성별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수컷보다는 암컷에 대한 교육이 훨씬 엄격하다. 암컷이 태어나면 차기 여왕감이 될 제목으로 키우기 위해 혹독한 규율속에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시킨다. 모생애는 전혀 찾아볼수가 없다. 특히 생후 4-5년이 되면 예비 여왕감으로 키우기 위한 훈련이 본격화된다. 일정한 무리를 할애해 스스로 통솔력을 키울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동고동락할 호위병까지 선정해 통솔과 명령을 질서정연하게 유도해 주기도 한다. 예비 여왕으로서 완전무결한 분가를 시키는 셈이다. 코끼리가 모계중심 사회의 독특한 전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바로 모성애보다는 혹독한 교육으로 암컷 코끼리를 예비여왕감으로 키워가는 데서비롯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