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전자, 18일 법정관리 신청...워크아웃 대상 제외따라

아남전자가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아남전자는 17일 기업구조정위원회로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에서제외된다는 결정을 받음에 따라 18일중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키로했다고 밝혔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이에앞서 이날 오전 아남전자에 대해 자금지원을 해주더라도 이익창출 능력이 없다고 보고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키로 확정했다. 아남전자가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될 만큼 부실기업으로 전락하게된 것은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남은 지난 73년 설립된 이후 TV 오디오등의 판매호조로 한때 전자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오디오판매량이 인켈에 이어 2위, TV판매량이 삼성, LG에 이어 3위까지 오르는등 급성장했다. 이에따라 지난 80년에는 안산에 대규모 가전 공장을 신설하고 외상 판매를늘리는등 공격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에 상응하는 기술개발과 시장예측이 뒤따르지 못했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평가이다. 가전 3사는 와이드 TV, 평면 TV, 디지털 TV등 차세대 TV를 잇따라 선보였으나 아남은 그렇지 못했다. 기술연구소가 있었지만 개발실정도에 머물러 디지털 시대의 기술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컴퓨터 보급 확대로 오디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도 아남에는 부담이었다. 오디오 제품은 학생들의 입학 졸업 선물로 주로 팔렸으나 컴퓨터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던 것이다. 아남은 90년대 중반이후 디지털 위성사업에 뛰어들고, 2천명이던 직원을 7백명으로 줄이는등 구조조정에 적극 나섰으나 적자를 전환시키지 못했다. 아남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법원은 앞으로 채권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아남의 채권자들이 주로 이번 워크아웃 관련 회의에 참석한 금융기관들이어서 과연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워크아웃 회의에서 수익창출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던 금융기관들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다만 아남전자가 최근 미국의 아마나사로부터 2억5천만달러의 오디오 비디오 생산물량을 OEM방식으로 주문받을 계획이어서 어느정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아남 관계자는 "아마나사와는 현재 의향서를 교환한 상태로 앞으로 본계약을 체결하게될 것"이라면서 법정관리만 받아들여지면 다시 재기할수 있다고강조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