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감독책임 공방 .. 막다른 골목서 만난 세 동창생

경기고등학교 동기(59년입학)인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이정보 전보험감독원장 노훈건 금융감독원감사가 "대한생명에 대한 부실감독책임"문제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만났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자산 부채실사 결과 엄청난 부실이 드러난 대한생명이 계열사에 우회대출한 것을 알고서도 결재선상에 있던 전 보감원 임직원들이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한생명이 보감원경영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인 "AA"를 받은 경위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경기고 서울대 법대동기이자 행시동기(6회)인 노 감사가 역시 친구인 이 전원장의 책임여부를 조사하는 것을 지켜 보고 있는 것. 일부에선 금감원이 이 전 원장 등 보감원관련 임직원에 대한 수사의뢰까지검토중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의뢰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세 사람사이는 그 어느때보다 썰렁하다. 이 위원장은 작년 4월 금감위원장으로서 집무를 시작하면서 은행감독원장 증권감독원장을 겸임했다. 그러나 보험감독원장 만큼은 친구인 이 전원장이 계속 맡도록 "배려"했다. 이 배려 탓에 세 사람은 지금 부실감독책임을 놓고 밀고당기는 사이가 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김영재 대변인을 통해 "현재는 감독소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섣불리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며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금감원 입장을 밝혔다. 조사를 직접 지휘하고 있는 노 감사는 "이 전원장에 대해선 예를 갖추기위해 직원을 보내 조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평가에서 AA를 준 부분 만큼은 문제삼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가 빠르면 다음주중 끝날 것이라며 감사결과를 본뒤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번 파문이 이 위원장의 책임론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있다. 보감원 출신 직원들은 "금감위 출범이후 보감원의 모든 일은 금감위의 지휘를 받았다"며 "이 위원장에게 책임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원장은 "대한생명이 부실화된 작년에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검사를 할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쨌든 세 사람은 모두 고민에 빠진 듯하다. 경기고 수석졸업자(이 전원장)와 차석졸업자(이 위원장)간 책임공방을 또다른 친구(노 감사)가 판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세 사람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마침 감사를 하고 있는 감사원이 "최후의 심판자" 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 금감원에 대한 감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3명의 고등학교 후배인손승태 제2국장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