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전세분쟁 등 소송 만능 .. IMF 유탄에 법관들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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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관 한 사람이 맡은 소송사건이 6천건을 넘어서 일선법관의 업무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송사건은 7백56만7천2백71건으로 법관 한사람이 6천1백47건을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의 1명당 사건수인 4천7백54건에 비해 29% 증가한 것으로,법관 한사람이 한달에 5백12건,하루에 17건을 부담한 꼴이다. 이처럼 법관의 업무가 급증한 것은 IMF사태이후 급증한 각종 금전분쟁이 민.형사소송으로 번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중 본안(정식소송)사건은 1천2백86건으로 30.7% 증가했으며 전세분쟁조정등 본안외 사건은 전년도에 비해 28.9% 늘어난 4천8백61건이었다. 사건별로 볼 때 민사사건이 3천6백41건으로 전년도(2천3백73건)에 비해 53.4% 증가했으며,특히 본안외 사건에서 60.7%의 급증세를 보였다. 형사사건(2천3백41건)과 가사사건(1백3건)은 전년도에 비해 각각 5.2%와 10% 증가했다. 법원별로는 1심재판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전년도에 비해 29.5%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사건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법관 한사람이 처리한 사건 수도 전년도(5천2백88건)에 비해 28% 늘어난 5천5백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관계자는 "IMF이후 사건부담은 늘어나고 법관 숫자는 오히려 줄어든 악조건속에서도 일선법관들이 야근과 휴일특근을 해야했다"고 말했다. 윤관 대법원장은 이와 관련,"일선법관들이 합리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기완 기자 dadad@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