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신 르네상스] (기고) '강한 제조업 국민경제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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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침체에 빠져있던 우리 경제가 지표상으로는 저점을 지나 점차 회복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지속과 수출여건의 악화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경제회생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가 오늘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바로 제조업의 활력을 되찾는 일이다. 굳이 아담 스미스의 고전적 해석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부란 어디까지나 나라 전체의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때 생산의 원천이 되는 제조업의 위축은 국민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우리경제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해주었던 기존의 전통적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 해나가면서 정보.통신 벤처 등 새로운 지식기반 제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8년째 장기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바로 금융 및 자본시장과 서비스 부문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버블 붕괴와 아시아의 경제위기로 인해 경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경제가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덕분이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강한 제조업은 경제강국이 되기 위한 발판이자 국민경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내 제조업의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먼저 파견근로제 활성화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웃소싱산업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아웃소싱의 활성화는 비용절감을 가져와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강한 제조업은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정부는 지속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 사이는 어디까지나 포지티브 섬( positive sum )게임이 적용되는 상생( win-win )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가공조립생산을 주로 하는 대기업은 좋은 부품을 조달받기 위해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 기술 이전, 인재 파견 및 경영노하우의 전수 등 모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한경쟁시대의 도래는 국내기업에 커다란 경쟁압력으로 작용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세계적 제조업체들이 자동차와 반도체는 물론 첨단 벤처산업분야에서도 나와주어야 한다. 오는 21세기에는 지식과 전문화가 바탕이 된 제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때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우리 경제가 IMF의 자금지원을 받는 처지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수모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경제를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의 원동력인 제조업을 살리는 길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