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강국을 꿈꾼다] 청사진 : 선물 .. 선물거래시대 '활짝'

99년 4월 선물(선물)거래소가 개설된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상당히 역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6년 주가지수 선물시장 개장에 이어 환율과 금리에 대한 선물 금융상품이 탄생함에 따라 국내에도 본격적인 선물거래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금융 및 외환선물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투자수단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드는 기초상품이다. 선물거래소에서의 거래가 활발해질 뿐만 아니라 금융가에서는 선물을 활용한금융상품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파생금융상품이 번성할 수밖에 없다. 선물시장은 주가나 환율, 금리등이 급격히 변동할 때 생겨날 수 있는 손실을회피(헤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진금융기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국제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선물이란 미래에 이뤄져야 할 상품거래를 현재시점에서 앞당겨 매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가격으로 상품을 주고 받기로 계약하는 것이다. 결제일에는 매매대금과 함께 상품을 교환하게 된다. 선물은 미래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외환위기나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 가능성 등을 준비하는수단으로 선물거래를 활용할 수 있다. 달러선물의 경우 수출입거래가 많은 중소기업들에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금리선물은 자금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개인이나 기관투자가에게는 증권시장에 이어 새로운 투자처가 된다. 선물시장 개설로 기업들은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뿐 아니라 이를 다양한 투자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은행등을 통해 선물환 거래를 해왔으나 중소기업들은 거래규모가 적어 선물을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선물거래소에 상장되는 원.달러 선물은 기본단위가 5만달러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뿐 아니라 오퍼상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선물시장에서 기업들은 자금운용(파이낸싱)을 다양화할 수도 있다. 변동금리의 대출을 선물거래로 고정화한다든가,고정금리채권을 시장금리에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 선물거래가 확대되면 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오기도 쉬워진다. 외국인이 한국투자를 꺼리는 이유중 하나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외환손실의 가능성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선물을 활용한 각종 파생상품으로 환율변동위험을 회피하는데 능숙하다. 선물거래소 개설이후 외국인 투자는 더욱 활성화된다. 선물거래의 도입은 또한 금융기관간 경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여수신위주의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금융기관간 우열은 손쉽게 판가름났다. "어느 금융기관이 더 많은 이자를 주는지"와 "어느 금융기관이 더 안전한지"라는 두가지 문제가 관심사였다. 돈떼일 염려가 없고 수익성도 높다면 금융기관으로서는 최고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물시장의 개설로 금융기관들은 더이상 여수신위주의 안전한 돈장사에만 안주할 수 없게 됐다. 선물과 현물의 금융상품을 엮어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 여수신과 선물등을 모아 만든 파생금융상품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급속히 성장할 것이다. 하나은행 탁봉남 파생금융팀장(경제학 박사)은 "국제화시대에 금융기관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4월 개장하는 선물거래소에는 우선 달러선물, CD금리선물, 금선물, 달러옵션등 4개 종목이 상장된다. 7월부터는 국고채금리 선물도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선물 만기일이 늘어나고 선물종류도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선물거래는 주식거래와 마찬가지로 선물거래소 회원사인 11개 선물회사를 통해서 가능하다. 거래방식도 주가지수선물과 비슷하다. 현대 대우 동양 대한등 선물회사들은 앞으로 자본금을 늘리고 지점개설에도적극 나서는 등 규모를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