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의 장르 넘나들기 붐 .. 소설쓰는 시인/시쓰는 소설가

소설쓰는 시인과 시쓰는 소설가. 문인들의 장르 넘나들기가 일반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인이 소설을 쓰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고은씨는 불교적 구도역정을 그린 장편 "수미산"(전2권)을 최근 펴냈고 김진경씨는 "이리"를 출간했다. 안도현 하재봉 원재길 이진우 전윤호씨도 소설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설가 박범신씨는 최근 문예지에 23편의 시를 선보였고 김성동씨도 지난해 시를 발표했다. 박경리씨는 10여년 전 시집을 내 화제를 모았으며 황순원씨도 틈틈이 시를 내보이고 있다. 평론분야에서도 유종호씨가 시를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 이어령씨는 오래전부터 소설을 썼으며 정현기.김시태씨도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같은 현상은 작가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문학을 살찌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경제적 이유로 다른 장르를 넘보기도 하지만 시인들의 경우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역확장을 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