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사태' 확전고비] '인접국 충격 얼마나'

코소보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발칸반도 인접국가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터키와 그리스 등은 이미 종교적인 이유로 코소보사태에 깊숙히 개입된 상태다. 유고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유고내 세르비아계를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 등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가뜩이나 어려운 이 지역 국가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가는 중이다. 러시아는 29일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미셸 캉드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자금지원 문제를 협의했다. 양측은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캉드시 총재는 "가능한 빨리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조세제도 개혁 문제 등의 현안에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IMF와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일시적으로 회복됐던 주가와 통화가치가 다시 급락한 것도 그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고에 대한 무기공급 가능성을 시사하며 공습을 비난하고 있다. 적정한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지겠지만 러시아의 상황이 획기적으로 좋아질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번 사태는 유고와 남부국경을 접하고 있는 헝가리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헝가리는 지난 26일 런던 금융시장에서 7억5천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이를 포기해야 했다.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착실히 추진돼 왔던 헝가리 경제개혁 정책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세르비아계가 같은 종교(그리스정교)를 믿고 있다는 이유로 유고연방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스의 이같은 "반나토" 정책으로 최대 현안인 유로랜드 가입이 더욱 멀어지게 됐다. 이런 상황을 반영, 유고 공습이후 그리스 주가는 하루 평균 5~6%씩 급락하고 있다. 코소보내 이슬람계 알바니아인들을 지원하면서 분쟁에 휩싸인 터키는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코소보사태가 고조되면서 리라화가치가 폭락하자 2차례나시장에 개입했다. 대규모로 보유 달러를 풀고 있으나 리라화 가치방어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불가리아 클로아티아 루마니아 등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외자를 유치하려고 애써 왔다. 일부 통신 은행 화학분야의 국영기업을 해외에 팔아 성과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코소보사태가 터지면서 외국인 투자유치 협상이 중단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발칸반도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막아 이 지역 경제를 크게 후퇴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루마니아는 이번 사태가 2~3주 지속될 경우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