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시장은 이런 구조조정에 '갈채' .. '일본 사례'

인력과 조직을 줄인다고 다같은 "구조조정"이 아니다. "무늬만 구조조정"은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전문잡지 닛케이 비지니스는 최근호에서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를 소개했다. 상식타파, 명확한 비젼,세 계 산업조류 파악과 연계되지 않은 감원과 조직축소는 오히려 투자가들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다는 게 결론이다. 구조조정이 성공적이었느냐는 시장에서 결정난다고 한다.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상식을 타파했다 =베어링 전문업체인 일본정공은 지난 2월 일본내 주력공장을 폐쇄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생산시설을 한국과 중국 등으로 옮긴다는 계획이었다. 생산코스트를 20~30%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자동차업체가 최대 고객인 베어링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공장이 자동차메이커근처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일본정공은 이 상식을 파괴한 것이다. 이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뒤 1주일 만에 이 회사의 주가는 5.3%나 치솟았다. 성장 시나리오를 명확히 제시했다 =도시바는 작년 8월 제어기기사업 및 금융단말기 사업분야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소니그룹과 게임기 시스템을 위한 차세대 LSI(대규모집적회로)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투자가들에게 기업의 성장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한 것이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8월 주당 6백엔에서 현재 8백50엔으로 올라 있다. 반면 히타치는 비전제시에 실패했다. 이 회사는 작년 2월 미국에서의 PC판매사업을 매각하고 4천여명의 인력을 삭감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후속타가 없었다. 어느 분야에 주력할지,어디서 수익을 올릴 지를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히타치의 주가는 36년만에 도시바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적인 산업재편의 흐름을 탔다 =디젤엔진 제작업체인 젝셀은 독일의 자동차부품메이커인 보슈와 합병했다. 국제 자동차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통합 흐름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발표로 젝셀의 주가는 무려 45%나 급등했다. 반면 미쓰비시자동차는 감원과 계열사 정리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오히려 7% 떨어졌다. 단순한 축소경영으로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었다. 고용과 조직에 메스를 댔다 =백화점업계 대표 주자인 다이마루와 미쓰코시가 대조적인 사례다. 다이마루는 작년 9월 45세이상의 직원 7백명(전체 직원의 10%)을 조기퇴직시켰다. 이와함께 해외에 있는 점포중 프랑스 홍콩 등 수지가 맞지 않는 점포를 철수시키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작년 11월이후 다이마루의 주가는 2배이상 폭등했다. 반면에 곧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며 인력과 조직 개편에 미온적이었던 미쓰코시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두 백화점의 주가가 비슷했지만 지난해 12월 말을 기점으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