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는 공기업] 목표 세계일류 : '텔레콤 뉴질랜드'

텔레콤 뉴질랜드는 뉴질랜드 최대의 민간통신회사다. 주식시장에서의 싯가총액이 2위기업의 두배가 넘을 정도다. 주가도 94년 4백NZ센트(뉴질랜드센트)에서 98년에는 8백NZ센트로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97년까지는 이익이 10%씩 늘어났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외환위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매년 배당이 전년수준을 초과하도록 하는 정책을 세우고 이를 지켜왔다. 94년 25NZ센트였던 주당 배당금이 매년 5NZ센트씩 늘어 지난해에는 43NZ센트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텔레콤 뉴질랜드는 짧은 기간에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성공적인 케이스다. 체신부의 한 부서에서 87년2월 공기업으로 분리된뒤 90년9월에 미국의 아메리테크와 벨어틀랜틱에 49%의 지분이 매각돼 완전민영화됐다. 체신부시절에는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비능률적인 업무로 자산현황조차 파악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민영화이전인 88년부터 3~5년동안 환골탈태의 변신을 겪게 됐다. 88년 신 경영진은 취임하자마자 2만4천5백명의 직원중 4천명을 감원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91년말에는 직원수가 1만5천명으로, 95년에는 8천6백명으로 줄었다. 올해초에는 직원이 8천1백여명에 불과하다. 직원수를 3분의1로 줄이고서도 매출과 이익은 오히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 직군별 성과급제를 도입, 실무자들은 성과에 따라 10~25%, 영업관리직은 33~60%, 일반관리직은 10~20%를 보너스로 받는다. 39단계로 복잡했던 봉급계층도 9단계로 단순화했다.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반응, 신규가입자이용현황 등을 파악하는 자회사를 두고 소비자입장에서 서비스를 점검할 정도로 철저한 감독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텔레콤 뉴질랜드가 기업화되면서부터 통신시장에는 경쟁이 도입돼 경영혁신을 촉발하게 됐다. 일반전화와 케이블TV(새턴) 이동통신(보다폰) 장거리및 해외통신(클리어) 등 각분야에서 경쟁자들이 등장했다. 클리어사는 텔레콤 뉴질랜드의 우월적 지위에 대해 끊임없이 소송을 제기,텔레콤 뉴질랜드를 긴장시키고 있다. 텔레콤 뉴질랜드의 개혁에는 "민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트로톤을 빼놓을수 없다. 79년부터 86년까지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의 민영화를 주도하며 실력을 발휘했던 그는 뉴질랜드정부 초빙으로 텔레콤 뉴질랜드의 수술을 맡게 됐다. 민영화된 뒤인 92년초까지 사장을 맡아 개혁을 마무리했다. 현재는 호주정부로부터 초청받아 전력및 가스산업 개혁을 책임지고 있다. "개혁은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는게 그의 개혁철학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