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는 공기업] 출발 밀레니엄 : 저비용 고효율 21C 주역

공기업이 변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오명을 벗고 탄탄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민간 기업과 떳떳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변신을 재촉하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은 공익성이나 순기능보다는 문제점이 부각된게 사실이다. 공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방만한 경영 느슨한 조직 경쟁마인드 상실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민간기업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지난해 일부 공기업 임직원들이 민간기업보다 3배이상 많은 5억~6억원규모의 퇴직금을 받아 국민들의 분노를 샀으며 퇴직금을 적립하지 않은 일부 공기업은 은행에서 수백억원을 빌려 퇴직금을 쓰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아까운 돈이 주인없는 회사에서 헛되이 낭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기관을 제외한 1백8개 공기업의 부채가 1백80조원이 넘는 것도 이런 방만한 경영과 무관치 않다. 이 부채는 결국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일반 국민들이 공기업을 개혁대상의 1순위로 꼽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민영화여부에 관계없이 공기업들이 민간기업을 능가하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갖추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기업이 개혁의 기치를 내건 것도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구축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들은 21세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개혁의 틀을 마련했다. 쉽게 말하면 과거의 문제점을 하루속히 해결하고 떳떳하게 미래를 맞기 위한 청사진이다. 공기업 사장들은 이같은 경영혁신이 외부 강요에 의한 게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공기업도 하나의 기업으로서 효율을 높이고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공기업의 경영혁신은 군살빼기부터 시작됐다. 대부분의 공기업들은 지난해 각사별로 명예퇴직 형식으로 전체 인원중 10%이상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최고경영자들이 조직감축의 불가피성을 직접 호소하며 감량경영에 나섰다. 민간 기업처럼 분사나 업무위탁으로 예산을 줄인 곳도 적지 않다. 한국통신은 "114 전화안내"를 재택근무형태로 바꿔 연간 42억원의 지출을 줄였다. 수자원공사도 취수장 등을 무인화해 수십억원을 절감했다. 도로공사는 총 1백39개 영업소중 상당수를 외부에 위탁해 연간 3백억원이상의 예산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부동산 등 저수익자산을 처분하는 공기업도 적지 않았다. 한전은 군산 복합화력설비를 미국 NTE사에 2천7백50만달러에, 영월 복합화력설비는 미국 IBC사에 2천8백20만달러에 매각했다. 석탄공사는 본사 사옥 등 부동산을 처분해 2백51억원의 부채를 상환했다. 이밖에 자회사 및 계열사에 대한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꾸준히 이어졌다. 한국통신은 본사의 미래텔 원격통신 시스템통합(SI)사업 공중전화사업을 자회사에 넘겼고 시외수동전화 인말새트 전화비디오 사업에서 철수했다. 조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져 가스공사는 임원급인 기획 관리 마케팅 생산 공급 본부장과 1년 단위의 경영계약을 맺는 등 책임경영시스템을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기업의 경영혁신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최고경영자가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한다. 이를 위해선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인사를 객관적으로 발탁해야 한다. 대신 공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경영성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이사회 등의 장치도 필요하다. 그래야 선진형 책임경영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책임경영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설 경우 현직 사장이 자리를 보전하려는 방편쯤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공기업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유구조에 관계없이 시장의 경쟁원리를 철저히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공기업 전 임직원의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생각이 바뀌고 조직이 바뀌면 공기업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추고 21세기를 맞을 수 있다. ----------------------------------------------------------------------- [ 21C 공기업 경영혁신 전략 ] 전략 : 창의적 발상으로 고부가 저비용 달성 관리 : 내부 역량 극대화 문화 : 자율과 독립으로 경쟁마인드 도입 핵심역량 : 지속적 혁신으로 고객만족 극대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