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첨단의약 혁명] 필요한 장기 모두 조직배양

새 밀레니엄시대에는 장기이식을 위해 기증자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필요한 조직이나 기관은 무엇이든 조직배양을 통해 만들어 낼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8년 미국에서 태동한 생체조직공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새로운 장기를창조해 내는 기적의 날이 앞당겨지고 있다. 생체조직공학은 사람의 몸에서 필요한 조직을 떼어내 배양하고 이 세포를 손상된 장기에 주입, 조직을 재생시킴으로써 새로운 장기를 만들어 내는 분야다. 의학 생물학 분자생물학 화학 재료학 공학 등이 집대성돼야 가능하다. 딱딱한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공장기 대신에 생체친화적인 인공장기를 달고 다닐날이 멀지 않았다. 인공 심장 =현재 인공심장 개발의 주류는 전기유압식이나 공기유압식등의 기계적 형태다. 심장내막및 혈관에 혈전이 생기지 않으며 내구성을 지닌 소형화된 모델을 만드는데 과학자들은 주력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민병구 교수팀은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에서 지난 2월 85kg 짜리 송아지에 6백cc 짜리 최소형 인공심장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오는 2003년께면 제대로 된 1백% 체내이식용 인공심장을 이식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체조직공학으로는 심장판막이나 심장혈관 같은 조직은 멀지 않아 만들수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완전한 심장을 재현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인공 신장 =인공신장은 노폐물은 빠져나가고 혈액은 빠지지 않는 중공사막을 이용해 만든다. 휴대형의 작은 것을 만드는게 목표다. 그러나 신장은 노폐물여과 외에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생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신장내피세포의 기능이 발휘돼야 한다. 이를 위해 내피세포배양을 시도하고 있으나 시험관에서 충분한 양이 배양되지 않기 때문에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인공 췌장 =인슐린생성세포를 반투성 고분자막에 싸서 복강에 주입하는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반투막은 인슐린이 서서히 공급되게 하면서 면역세포가 인슐린생성세포를 적으로 간주해 공격하는 것을 막아주게 된다. 미국과 일본의 업체들이 하이브리드형 인공췌장을 임상시험중이다. 인슐린을 인체의 필요량에 따라 자동센서를 이용,적절하게 공급해 주는 인슐린펌프는 국내서는 단국대 의대 최수봉 교수팀과 서울대 의대 이홍규 교수팀이 이미 개발에 성공했다. 인공 간 =간은 가장 대체가 어려운 장기로 꼽힌다. 간은 영양분과 독성물질을 분해시켜 몸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거나 배설시키는 등 수많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사람이나 돼지의 간세포를 인공배양, 인공 간을 만드는 연구가 임상시험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간의 특정기능만 대체할수 있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완벽한 기능을 수행하는 간이 등장하기까지에는 더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인공 폐 =혈액은 새지 않고 기체만 투과하는 지름 0.2~0.3mm 짜리 중공사에 혈액을 흘려보내면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받아들이는 효과를 얻을수 있다. 수십만가닥의 중공사를 한다발로 엮으면 인공폐를 만들수 있다는 가설이다. 인공피부 =포경수술을 하고 남은 조그만 피부조각을 엽서크기로 배양,화상이나 피부괴사로 인해 손상된 부위를 덮어줄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내서는 연세대 치대 육종인 교수가 상피세포를 배양해 인공피부를 만드는방법을 동물시험중이다. 최근 미국 메모리얼 병원에서는 선천성 피부병인 수포성 표피박리증환자 17명에게 인공피부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인공 뼈.연골.관절 =칼슘과 합금을 사용한 튼튼한 뼈들이 개발되고 있다. 연골은 골아세포 등을 배양해 연골이 닳거나 훼손된 환자에게 이식해 주는방법이 쓰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는 동물실험을 통해 연골조직배양으로 코나 귀 등의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낼수 있음을 보여준바 있다. 무릎이나 골반의 관절에 항공기나 골프채의 소재로 쓰이는 티타늄합금이 생체적합성이 뛰어난데다 강하고 가벼워 많이 쓰이고 있다. 인공치아 =나사를 이용해 치조골에 치아를 박는 치아임플란트가 보편화돼 있다. 이미 티타늄재료가 보편화된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의 김대준 박사팀은 세라믹의 일종인 지르코니아에 알루미나를 첨가, 강도높고 가격도 외국제품의 20%선에 불과한 치아보형물을 개발했다. 인공 혈액및 혈관 =동물실험결과에 따르면 인체혈액의 80%가량을 인공합성물로 대체할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의 아지노모토 일본유지 테르모사,미국의 박스터 소마토겐사가 각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혈관은 직경 3mm 이내로 만드는게 현재의 목표다. 고분자소재를 사용하는데 피가 엉기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국 영국 일본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인공 눈 =인공수정체는 국내만해도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1만여명에게시술되고 있다. 초음파로 수정체핵을 깨뜨려 펌프로 빨아낸뒤 동공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인공각막분야는 서울대 이진학 교수팀이 폴리우레탄 재질의 "제2세대 서울형 인공각막"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인공망막은 직경 5mm의 면적에 1백만개의 시신경을 밀집시켜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영상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인공 귀 =인공고막은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지에서 특수 합성수지를 이용해 개발되고 있는데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인공 이소골(중이에 위치, 고막의 진동을 청신경에 전달)과 인공 와우(내이에 위치, 컴퓨터로 청각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해 뇌에 전달함으로써 소리를 느끼게 해줌)는 이미 사용되고 있다. 인공 유방 =생체에 부작용이 큰 실리콘겔 대신에 고체형 실리콘에 식염수를 충전한 실라스틱 재질의 주머니가 유방성형술에 이용되고 있다. 다양한 크기 모양 감촉을 지닌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인공 척추신경 =현재까지 끊어진 신경을 빠른 시간내에 연결하거나 연장시켜 주위 감각세포에 파묻히게 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을뿐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밖에 상실된 미각 후각 기능과 팔 다리의 움직임의 복원은 마이크로센서기술의 발달속도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