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산업시대의 개막] 크레비즈마케팅 : '랭스필드'

"랭스필드" 국산 골프채의 대명사이자 요즘 국제 무대에서도 진가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다. 양정무(40) 사장이 지난 91년 랭스필드를 창업한 이후 9년여간 각고의 연구개발 노력끝에 일궈낸 산물이다. 양 사장의 당찬 목표와 과감한 실천력이 브랜드와 회사를 이렇게 키웠다. 외제 유명 브랜드가 판치는 세계 골프채 시장에서 랭스필드는 이제 " Made in Korea "로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올들어 외제 골프채를 랭스필드 골프채로 보상 교환판매하자 수백명의 골퍼들이 매장을 찾았다. 새 외제 골프채를 갖고 오는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로 랭스필드는 고품질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양 사장이 회사를 세운 것은 지난 91년.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30만원짜리 가계수표 두장으로 골프채 국산화사업에 나섰다. 이때 세운 사업철칙이 절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수출을 하지말고 모든 용품은 국산을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기술력이 외국산에 못미친 데다 국산 골프채의 인지도가 너무 낮아 판매에 애를 먹었다. 골프채는 무조건 외제라는 인식이 팽배해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금씩 품질과 브랜드인지도를 높여가며 사세를 신장시켰고단기간에 직원이 2백여명으로 불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93년 공직자 골프금지령이 내려진 후 된서리를 맞았다. 판매가 급속도로 줄었고 사치업종으로 분류돼 은행대출조차 끊겼다.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 양 사장은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로 약 5년을 외제 골프채에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국산 골프채는 빈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 사장은 이때 결단을 내렸다. 직원을 20여명만 남기고 모두 퇴사시켰고 생산을 상당부분 아웃소싱으로 전환했다. 랭스필드는 현재 세계 30여개국에 팔려나가 달러를 적지않게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의식이 싹터 오히려 판매가 더 늘어났다. 국내 골퍼들은 물론 프랑스 등 유럽지역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잇따라 시흥과 일산공장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할수 있게 됐다. 양 사장의 성공비결은 무엇보다도 자사 브랜드 수출을 고집한 것. 현재 타회사 상표를 달고 수출하는 제품은 한자루도 없다. 잠시 OEM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 대전엑스포때 공식 골프용품업체로 지정되면서 93년 처음 OEM 수출을 해봤다. 그러나 바이어 점검을 위해 유럽에 갔다가 분통이 터져 곧 그만두고 말았다. 딜러들이 골프클럽에 붙은 " Made in Korea " 딱지를 떼내고 팔았기 때문이었다. 10만원선에 해외로 팔려나간 클럽헤드가 상표만 바꾼채 국내로 역수입돼 수십만원에 팔렸으니 화가 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뒤로는 자기상표가 아니면 성장할수 없다는 신념으로 랭스필드만을 고집하고 있다. 주문형 맞춤생산을 고집한 것도 소비자를 만족시킨 요인이었다. 클럽에 골퍼의 몸을 맞추는 기존 제품과 달리 랭스필드는 고객의 키 몸무게 손모양 근력 습관까지 정확히 파악해 제작한다. 고객이 반품을 요구하면 언제든지 돈을 돌려주는 환불전략도 회사 이미지를 높였다. 랭스필드의 지난해 매출은 60억원대. 1백50여곳의 골프숍과 거래를 하고있다. 2위업체를 두배이상 따돌리고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1백억원. 이중 4백만달러 가량을 해외판매로 거둬들인다는 계획이다. 판로를 확대할수 있었던 것은 물론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 지난해말 선보인 "파워3500 우드"는 랭스필드 기술수준을 단적으로 나타내준다. 다이아몬드 소재인 탄소분자를 전기처리해 클럽헤드의 표면경도를 높임으로써 비거리를 20~30야드 늘린 제품이다. 회사측은 이 신공법에 대해 특허출원중이다. 이같은 노력 덕택에 양 사장은 지난 2월 한국무역학회가 수여하는 무역진흥대상을 받았다. 랭스필드는 최근 다시 조직과 설비를 보강하고 있다. 최근 신입사원을 10여명 채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산에 시흥공장의 10배 규모로 대형생산라인을 설치했다. 랭스필드를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그의 야심이 현실화될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02)747-7251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