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리비아 경제제재 해제 .. '로커비' 용의자 서방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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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팬암 여객기 폭파사건(일명 로커비 사건)의 리비아인 용의자 2명이 사건발생 11년만인 5일 서방측에 인도됐다. 이에따라 유엔은 지난 7년간 지속된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의 효력을 즉각 정지시켰다. 로커비 사건은 지난 88년 12월 21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커비 상공에서 항공기를 폭파, 승객과 승무원 등 270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형 테러사건이다. 리비아는 4일 이 사건의 용의자인 전정보기관원 압델 알 메그라히(47)와 아민 칼리파 피마(43)를 스코틀랜드에 넘겼다. 두 용의자는 이번주중 유엔 옵서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코틀랜드 법정에서 살인.살인공모.국제법 위반 등 혐의에 관해 신문을 받게 된다. 공판은 신문 후 1백10일 안에 시작하지만 변호인측이 공판연기를 신청할 것으로 보여 선고까지는 1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혐의자 인도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리비아에 대한 서방의 민간항공기 취항 금지, 무기및 석유산업시설 판매금지, 석유수입금지 등의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했다. 리비아 자산동결 조치도 풀었다. 그러나 미국은 리비아가 테러활동과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한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조치는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용의자 인도가 성사된 데는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이 무아마르 가타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를 설득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