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위성복 조흥은행장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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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다시 조흥은행장으로 선임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70년대 후반 해외건설업체에 대한 탁월한 여신심사로 은행부실을 최소화할 만큼 심사능력이 뛰어났습니다. 97년말 주거래은행 임원으로 쌍용자동차를 대우에 넘기는 작업을 주도해 기업구조조정의 모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사무소장 샌프란시스코지점장 등을 거치면서 국제업무를 익혀 새 시대에 어울리는 최고경영자(CEO)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너명의 행장후보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겠습니까. 5개월전 행장을 하시다가 경영개선이행계획을 지키지 못해 물러나야 했는데도 행장 추천위원들이 다시 불러들일 만큼 역량을 인정받고 계신 점을 주위에서 높이 사고 있습니다. 조흥은행은 지금 중차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강원은행과 충북은행까지 합해 한빛은행이나 외환은행 못지않은 대형우량은행으로 발돋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고경영자를 누가 맡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런 자리에 두번이나 선택된 데 대해 축하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위 행장의 복귀를 두고 여러가지 말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5개월전 물러날때 조흥은행의 생존에 필요한 외자유치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셨죠. 당시 외자를 유치할 만한 여건이 안된 것은 분명합니다. 억울한 면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영개선 이행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물러나기로 금감위와 약속을 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송승효 변병주 전 상무 등 다른 유능한 임원들도 다 물러나지 않았습니까. 위 행장께서는 당시 금감위의 조치를 당하기 직전 사표를 내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번에 행장이 되는데 하자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경질성 인책이라고 해석했고 그래서 다시 복귀하신데 대해 의아해하기도 합니다. 막대한 국민 돈이 들어갈 정부 은행이 옛 사람들의 잔치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위 행장과 가깝다는 분들도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금융계를 떠나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비교해볼때 재선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입방아를 찧습니다. 은행을 환골탈태시켜 경쟁력있는 금융기관으로 우뚝 세워야만 그런 시각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금융계에선 드물게 한 은행에서 두 번 행장을 하시는 영광과 명예 못지않게 무거운 책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