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시중자금 '밀물'...추가상승 낙관

주가가 700선을 뚫어내며 용틀임을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가슴도 부풀어오르고 있다. 과연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주가의 이같은 상승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물론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만은틀림없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한국증시가 금융장세라는 점에서는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한다.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한국의 주가가 상승하는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완결되지 않은데다 기업들의 기초체력인 펀더멘털도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의구심도 깔려있는 편이다. 기업실적 측면에서 주가수준이 과도하게 오른 점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매매동향 =이달 들어 14일 현재까지 외국인들은 4천2백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드문드문 1천억원 이상을 사들이기도 했다. 매수종목도 블루칩뿐 아니라 증권 은행 건설주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한달동안에 보인 1조2천6백85억원규모의 순매수를 넘어설지는 아직 더 두고 볼 일이다. 외국인들이 벤치마킹하는 모건스탠리 개도국지수내 한국주식편입비중도 13일 현재 22%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미처 한국주식을 편입하지 못한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을 따라 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외국인의 시각 =외국인들은 대부분 주가상승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딘플레밍증권의 스티브 마빈 조사담당이사는 최근 분석자료를 통해 "외국인 투자가들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한국주가가 수개월동안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근거에 대해 그는 저금리에 따른 시중자금의 유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의 유상증자물량도 무난히 소화될 수 있을 정도라고 금융장세의 위력을 분석했다. ING베어링증권의 빌 헌세이커 조사담당이사도 "유동성장세로 4~6주 정도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송동근 이사는 "외국인도 유동성장세의 힘을 알고 "사자" 주문을 내고 있는 모습"이라며 "한국시장이 오르는데 매수세를 늦출 경우 앉아서 손실을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자금이 크게 유입돼야 하는데 이런 추격매수만으로는 외국인매수세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른 종목을 팔아가며 차익실현에 나서는 외국인도 많다는 것이다. SG증권의 정태욱 지점장은 "한국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은 점과 기업실적이 호전되지 않았다는 점에 아직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장세여서 어쩔수 없이 사게 되지만 덤뿍덤뿍 사기엔 찝찝하다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 은행주 증권주등을 사들인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소비가 늘고 금리가 떨어지고 환율이 안정됐다는 점은 외국인들이 인정하지만 아직은 한국경제의 펀드멘털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정 지점장은 "따라서 펀더멘털상 한국의 현주가수준이 과열됐다고 보는 외국인들이 아직 많다"고 전했다. 다른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들도 "최근 미국의 연기금등이 서울총회를 통해 한국주식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히기 했지만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세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