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업I면톱] '벤처' 키우는 '벤처' 늘고 있다

"벤처가 벤처를 키운다" 계열사를 만들거나 분사시키는 게 아니다. 새로 태어난 벤처기업에게 인큐베이터(보육센터) 역할을 하는 벤처기업이 늘고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업체인 현민시스템(대표 이화순)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양재동 율림빌딩 지하 1층. 지난 12일부터 컨텐츠 개발 업체인 오노커뮤니케이션의 고준영 사장은 이곳으로 출퇴근한다. 일할 공간을 찾던 고 사장을 서울지방중기청이 이 사장에게 소개했다. 두 사장 모두 여성인 점을 감안한 것. 고 사장은 사무기기 이용료 정도만을 내고 있다. 창업선배격인 이 사장으로부터 경영조언도 듣는다. "포이밸리" 벤처기업들의 모임인 양재.포이벤처기업협의회(회장 김승찬)는 5월께 대학생 창업경연대회를 통해 유망 예비창업자를 발굴, 원할 경우 일할 장소와 경영노하우를 제공키로 했다. 상금을 주는 대신 실제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이민화)도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벤처 보육을 비즈니스 단계로 끌어올린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비트컴퓨터(대표 조현정)는 본업이 의료용 소프트웨어 사업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기업 양성소로 불리기도 한다. 이 회사의 교육센터를 거친 인력이 최근 2년간 창업한 기업만도 이람소프트 ITT 등 20여개사. 특히 작년 5월부터는 정통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체계적인 창업보육에 나서고있다. AD클럽을 결성해 기술은 물론 경영 및 마켓팅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이미 4개팀이 창업을 준비중으로 이중 2개팀은 이 회사의 교육센터에 입주해있다. e코퍼레이션(대표 김이숙)은 인터넷 비즈니스로 창업을 하려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를 간파, 이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사업을 벌이기 위해 올초 세워진 기업. 이 회사 역삼동 2층에는 4개사가 입주해 있다. 이중 비네트테크놀로지 SMC코리아 등 2개사는 창업기업이다. 인터넷 분야 벤처기업을 돕는 사업을 개척한 벤처기업이다. 창업인큐베이터 사업이 중소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LG그룹은 지난 3월 경남 진주시 연암공대내에 LG창업보육센터를 완공했다. 6개 예비창업자와 5개 신규창업업체가 입주했다. LG는 입주업체에 연간 2천만원의 기술개발비를 지원키로 했다. 입주기업은 연암공대 교수와 LG측 전문가들로부터 전담지도를 받는다. 마켓팅 재무 사업법규 등 18개 과정의 교육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은 추세에 정부는 크게 반기는 표정이다. 중기청 이은범 입지지원과장은 "창업인프라 확충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말했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보육사업을 벌이는 민간기업도 지원할 방침이다. 그동안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설립한 창업보육센터만 지원해왔다. 중기청은 올해 처음 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될 인터넷창업보육센터를 민간기업 주도로 운영키로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