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김정만의 동물이야기) (8) '코알라' .. 옹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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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코알라는 60-85cm의 몸통과 4-15kg의 체중을 가진 동물로 유칼리 나무가 울창한 삼림 속에서 살아간다. 지구상 대부분의 동물들은 인간에게 포획된 후 적절히 조성된 서식지에서인공 사료를 먹으며 후천적으로 길들여진다. 그러나 코알라는 오로지 정해진 먹이(호주산 유칼리 나뭇잎)만을 고집하는까다로운 식성을 가진 동물로 유명하다. 유칼리 나뭇잎은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하루 18시간 정도 잠을 자 활동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절약한다. 코알라의 의사소통 방법은 매우 특이하다. 유칼리 나무에 매달려 잠을 자듯 눈을 감고 있지만 숨소리를 통해 서로에게신호를 보낸다. 숨소리 감지가 어려울때는 흡기보다 호기소리를 크게 하여 신호를 전달한다. 바람과 비소리로 인해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길 경우에는 눈과 머리및 귀를회전하는 형태로 대화하기도 한다. 코알라는 협동심과 단결심으로 굳게 뭉친 동물이다. 사람이나 천적인 뱀이 접근해 오면 소가 우는 듯한 소리로 서로에게 경계 경보를 표시한다. 소리를 감지한 코알라들은 새끼를 보호하고 주변을 살핀 후 나뭇가지를 흔들어 동료들에게 대피 태세를 갖추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특히 일부다처제인 코알라 세계에서 수컷은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나무 위에 올라 밑을 점검해 모든 암컷들과 새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동료가 공격을 당하는 등의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면 온 무리가 모여들어 체계적이고 단합된 행동을 보여준다. 반면 두려움 많고 괴팍한 특성도 볼수 있다. 최적으로 꾸며진 인공 환경속에서 살아가면서도 근처에 동료나 가족들이 보이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온 몸을 흔들며 비명 소리까지 지른다. 코알라는 또 집중호우나 낙뢰및 태풍등을 순식간에 감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천재지변이 예상되면 나뭇가지를 힘주어 얼싸안고 부동자세를 취한다. 코알라는 생후 2년이 지나면 성숙하지만 4살이 돼야 임신이 가능하다. 임신기간은 34-36일 정도이다. 어미 코알라는 새끼가 태어나면 육아주머니에서 5개월간은 젖을, 2개월간은이유와 동시에 자신의 항문에서 배설된 유칼리잎을 먹여 키운다. 육아주머니에서 나온 후에는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며 생후 11개월부터는 독립한다. 자연 상태에서 코알라의 수명은 13~18년 정도이다. 현재 호주외에도 미국의 샌디에고와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자연에 가까운 코알라의 모습을 볼수 있다. 이곳 동물원에서는 호주의 남동부와 똑같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칼리 나무까지 수입해 이식하는 정성을 쏟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